좀비 대신 영웅·웹툰… 놀이공원, 가을공식을 깨다

박경일 기자 2023. 9.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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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랜드·롯데월드, ‘핼러윈’ 지우고 이색축제 선봬
사이버풍 도시 구현 에버랜드
악당에 맞서는 콘셉트로 이벤트
참여형 ARS 도전과제 완수땐
놀이기구 우선 탑승권 등 선물
‘웹툰·아이돌’ 컬래버 롯데월드
뱀파이어헌터 7人 이야기 담아
온·오프라인 뒤섞인 축제공간
미소년 캐릭터와 인생샷 기회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 테마파크들이 가을 축제의 간판 격이었던 ‘핼러윈데이’를 지웠다.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여파다. 에버랜드는 추수감사 파티를 간판으로 내세웠다. 해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켜 온 호러 테마 공간 ‘블러드시티’를 올해도 선보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좀비가 아니라 도시를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적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롯데월드는, 아이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웹툰을 활용해 웹툰 속 세상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구현하는 새로운 개념의 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좀비 없는 테마파크의 가을 축제는 어떻게 진행될까.

사이버 펑크 느낌의 미래 도시처럼 꾸민 에버랜드의 ‘블러드시티’에서 진행하는 포토타임 캐릭터.

# 사이버 펑크 느낌으로 변신한 블러드시티… 에버랜드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에버랜드 가을 축제의 테마는 ‘수확의 계절’이다. 테마에 맞춰 1만㎡ 규모의 포시즌스가든은 풍요롭고 넉넉한 분위기의 가을 테마정원으로 꾸며진다. 가든 중앙 메인 화단에는 강렬한 주황빛의 마리골드,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 이색 과실수 등 알록달록 피어난 가을꽃과 열매들을 연출하고, 양배추, 수수, 기장 등 수확을 앞둔 다양한 종류의 작물들을 주변에 배치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레서판다 레시 캐릭터가 식물의 생장을 관장하는 마법사로 뽑혀 행복한 추수감사절 파티를 연다는 게 에버랜드 가을 수확 축제의 중심 스토리. 이를 바탕으로 공연이나 퀴즈 이벤트 등 다양한 가을 콘텐츠를 준비했다. 가을요정들이 플랜트로어의 도움을 받아 악동 스푸키들의 방해를 이겨내고 풍성한 수확을 이룬다는 새로운 공연 ‘해피 땡스기빙 파티’가 포시즌스가든에서 매일 낮 2회씩 펼쳐진다.

올해 가을 축제에서는 핼러윈을 앞세우지는 않지만, 해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간 연출로 화제를 뿌렸던 좀비 콘텐츠 ‘블러드시티’만큼은 올해도 만든다. 올해 블러드시티는, 삼성전자와 함께 사이버 펑크 풍의 도시를 현실감 있게 구현한 이색 체험 공간으로 꾸민다. ‘화이트Z: 희망의 씨앗’을 주제로 도시를 통제하는 다크X를 피해 이에 대항하는 화이트Z가 세력을 확장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악당이나 좀비가 아니라, 이에 대항하는 다양한 직업군의 정예 멤버 쪽에 초점을 맞춘 것. 오랫동안 버려진 열차 속 비밀 아지트를 배경으로 소방관, 요리사, 디제이 등의 직업을 가진 화이트Z 멤버가 등장한다.

올해 블러드시티는 지난해에 이어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에미상을 수상한 채경선 미술감독이 맡았다. 지난해 채 감독은 탈선한 기차와 철로, 터널, 네온사인 등 디스토피아적인 기차역 풍경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블러드시티가 섬뜩하고 오싹한 공포의 공간이었다면, 올해 연출하는 블러드시티는 사이버 펑크 느낌의 젊은 미래 도시 느낌이다.

블러드시티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했다. ARS 전화로 도전하는 미션을 완료한 후 전송받은 문자를 매표소에 제시하면 ‘화이트Z’ 입단증 카드를 받을 수 있는데, 정예 멤버 5명이 들어가 있는 카드 5장을 다 모으면 티익스프레스 등의 우선 탑승권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아이돌 스타와 협업한 웹툰 스토리를 오프라인으로 구현하는 롯데월드 가을 축제 테마로 치장한 매직아일랜드의 매직캐슬 모습.

# 온라인 웹툰을 오프라인 테마파크로… 롯데월드

롯데월드는 핼러윈 축제 대신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웹툰 스토리를 앞세운 가을 축제를 선보였다. 그동안 게임, 공연 등 다양한 산업과 컬래버를 시도해 왔던 롯데월드가 이번에는 아이돌 스타와 협업한 웹툰 스토리를 내세운 축제 ‘다크 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를 지난 1일 개막했다. 이 축제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인 하이브의 보이그룹 ‘엔하이픈’과 네이버 웹툰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웹툰을 롯데월드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한다.

축제 스토리의 뼈대는 낮에는 ‘드셀리스 아카데미’의 평범한 학생이지만, 밤이면 인간을 해치는 하급 뱀파이어를 소탕하는 일곱 뱀파이어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이다. 웹툰에 등장하는 뱀파이어 소년들이 매직캐슬 위로 붉은 달 ‘블러드 문’이 떠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매직아일랜드로 가서 ‘다크 문’의 세계를 연다는 게 배경 스토리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뒤섞인 축제가 기성세대에게는 낯설지만, 웹툰의 인기와 아이돌 팬덤을 결합한 축제를 통해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어내 젊은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축제를 위해 롯데월드는 어드벤처에서 매직아일랜드로 이어지는 ‘오버브릿지’를 ‘다크 문’의 문을 여는 게이트로 꾸몄다. 게이트 주변에는 주인공 뱀파이어가 다니는 학교 드셀리스 아카데미 로고와 함께 일곱 뱀파이어 소년들의 배너를 걸어 웹툰 속 공간을 연출했다.

매직아일랜드의 중심 매직캐슬 3층은 ‘드셀리스 파티룸’이 됐다. 이곳에는 뱀파이어 소년 등 캐릭터 등신대와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있고, 캐릭터의 QR코드를 찍으면 캐릭터별 쇼트폼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매직캐슬 외부의 ‘다크 문 포토월’에서는 웹툰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롯데월드는 가을 축제 기간에 입장권이 포함된 ‘다크 문 패키지’를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종합이용권에 ‘다크 문 캐릭터 포토카드’ ‘다크 문 심볼 타투’ 등으로 구성한 패키지로 두 가지 옵션의 특전을 추가 선택할 수 있다. ‘다크 문 매직 패키지’는 어드벤처의 ‘자이로 시리즈(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자이로스핀)’ 놀이기구 중 2종에서 사용 가능한 매직패스가 주어진다. 어드벤처 내 교복 대여점 ‘픽시매직’에서 드셀리스 아카데미의 로고 패치가 부착된 교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다크 문 교복 패키지’도 있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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