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애 좀 그만 낳아라”…전세계 인구감소 걱정하는데, 딴 세상 이 나라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9.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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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집트는 인구 증가를 걱정하고 있다.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악의 출산률로 전 세계가 인구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집트는 경제 성장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압둘파타흐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인구 증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산아 제한 정책 시행을 주문했다.

엘 시시 대통령은 ‘재앙’이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인구 증가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출산 규제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구 과잉 문제는 이집트 사회 전반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교육과 의료에 쓸 정부 예산을 지금처럼 유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2000년 7137만 명이었던 이집트 인구는 2010년 8725만 명으로 급증했다. 또 2020년에는 인구 1억 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1억 1271만 6598명으로 필리핀에 이어 세계 14위 인구 대국이다.

현재 이집트의 합계 출산율은 3명에 육박하고 있다. 엘 시시 대통령은 2014년 집권 후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산아 제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2021년 합계출산율은 2.9명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목표치인 2.11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유엔은 지금의 속도라면 2030년에는 이집트 인구가 1억 28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구 증가가 이집트에 더욱 심각한 것은 경제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빈곤율(전체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미만 인구)은 2015년 27.8%에서 2020년 31.9%로 증가했다. 실업률도 7%가 넘는다.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은 36.5%를 기록했다.

이집트 정부는 빈곤층을 달래기 위해 공공 지원금을 주고 있는데 식료품 지원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는 약 70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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