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체험해볼래?” 왜 하필 최고 부촌 골프장에서… 비난 쇄도
이벤트 발표 후 역풍 맞아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동네 중 하나로 꼽히는 하이랜드파크는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미시간호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대계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는 오는 9일 관내 골프장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에서 ‘빈곤 가상체험 이벤트’(Poverty Simulation Event)를 열 계획이다.
시 당국은 “(하이랜드파크가 속한 광역자치구) 레이크 카운티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사회복지 비영리단체들과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참가비 없이 무료로 진행되지만 사전 등록이 필수다.
이어 “참가자들은 ‘빈곤 속 한 달 생활’에 대해 몰입할 수 있는 체험을 해보게 된다”며 “자원이 결핍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들을 해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물적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불평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SNS 사용자는 “참 대단한 특권의식”이라며 “작금의 경제 상황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불쾌감을 넘어 모욕감을 안길 수 있는 이벤트”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골프장에서 빈곤 가상 체험을… 이런 지각없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반응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 행사는 부자들이 스스로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빈곤에 낙인을 찍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하이랜드파크 시 당국은 “빈곤 가상 체험 프로그램은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골프장은 시가 소유한 시설이며, 해당 행사를 열기에 가장 적합한 규모의 건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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