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하면 피하세요”…그 직원은 말하지 않았다, 인부 5명 ‘끔찍한 죽음’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9. 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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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인부 5명 중 한명인 케빈 라가나가 사고 직전 찍은 동영상. [사진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이탈리아에서 기차역 선로 작업을 하던 인부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고 직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가운데 철도 관리 회사의 관리자는 선로 작업 중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사전에 인부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 ‘Tg1뉴스’는 5일(현지시간) 숨진 인부 중 한명이 사고 직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영상을 공개했다.

숨진 인부 가운데 가장 젊은 케빈 라가나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당시 작업 현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누군가가 “여러분 제가 ‘기차’라고 하면 저쪽으로 피하세요”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철도 관리회사 RFI 지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작업 중인 선로에 언제 열차가 지나가는지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인부들에게 기차가 온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5명의 인부는 기차에 치여 사망했다. 조사 결과 숨진 인부들은 모두 RFI의 하청업체 소속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RFI가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다 참사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RFI 직원이 관제센터로부터 세 차례나 작업 승인을 거절당했음에도 작업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RFI의 안전 수칙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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