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2’ 강기영 “가족 해치는 악역에 괴로워, 결국 많이 배웠습니다”[스경X인터뷰]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2’에 등장한 배우 강기영은, 이전의 별명 ‘서브 아빠’의 푸근함을 모조리 지워버린 모습이었다. 날카롭게 뜬 눈매에 감량을 통해 더욱 가느다랗게 변한 턱선 그리고 길게 길러 뒤로 넘긴 머리가 언뜻 보면 마블 영화의 캐릭터 ‘로키’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마블에서의 로키가 ‘장난의 신’이었고, 비록 지구를 침공했지만, 나중에는 선함에 물드는 반면 강기영이 연기한 황필광은 그럴 틈조차 없었다. 시종일관 능력자들의 모임 ‘카운터스’를 몰아붙이는 한편, 같은 편의 영혼을 파괴하는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강기영은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악역에 처음 도전했다. 막상 겪어본 악역은 그렇게 쉽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배우로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쾌감은 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늘 연기를 하면서 궁금하던 부분이었는데 할 수 있게 돼 좋은 경험을 했어요. 다양한 표현을 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양한 경험은 실제로 그러했다. ‘경이로운 소문 2’는 지난 2021년 초 OCN에서 막을 내린 ‘경이로운 소문’의 후속편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도 평범한 국숫집에 모여 사는 ‘카운터스’와 인간의 평화를 깨트리는 악귀들의 전쟁을 다룬 판타지 액션물이다. 액션, 판타지. 강기영의 고생은 예견됐다.
“생각보다 액션이 더욱 많았어요. 와이어를 차고, 육탄전도 벌이고, 검은색 액체 안에서 뒤엉키며 연기도 했죠. 다행인 것은 필광이 염력의 힘이 강한 악역이거든요. 손짓 하나에 상대가 쓰러지니 속으로 ‘꿀이다’ 싶었죠.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타격 액션이 불가피하니까 목도 졸리고, 힘들었어요. 더운 날씨도 그랬고요.”
특히 악역의 감정을 일으키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 모두가 알다시피 강기영의 원래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다. 악행을 저지르며 자연스럽게 깨워야 하는 내면의 ‘악마’. 강기영에겐 그 과정도 쉽지 않았다.
“촬영할 때가 이제 막 아빠가 돼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극 중 필광이 저지르는 악행이 가족을 해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캐릭터로서는 너무 연기하고 싶은데 실제로는 연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럴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스스로를 배제하려고 노력했어요. 감정적으로 노력은 해야 했지만 깊이 하면 안 되니까요. ‘일은 일이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죠.”
진선규나 김히어라, 함께 연기한 배우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악역을 배우는 과정은 오롯이 홀로 견디는 싸움이어야 했다. 강기영이 보기에 그가 연기한 황필광은 초반의 목소리 톤과 표정, 호흡들이 후반부와는 조금 다르다. 처음 악역을 표현해보려고 나름의 스타일을 찾았지만 계속 수정하고 바꿔야 했다. 100% 만족은 안 되지만 다음에는 더욱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
“2017년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도 악역을 했었거든요. 그때 엄청난 호기심이 생겼었어요. 3회 정도밖에 출연을 못 해 아쉬움이 있었었죠. 그때와는 또 다른 악역인 것 같고, 이번에는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날렵한 몸을 위해 닭가슴살만 먹고 10㎏ 정도를 감량했어요.”
2012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이름을 처음 알린 그는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등 주로 양희승 작가의 드라마를 통해 유명세를 얻었다. 그러다 지난해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을 연기하면서 흥행의 면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다정한 이미지로 ‘서브 아빠’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였죠.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어요. 그 정도로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언젠가 제작발표회에서 MC를 맡은 박경림 누님이 ‘내 아이에게 양질의 먹을거리를 줄 수 있는 기쁨’이라고 표현하셨는데 그런 기분인 것 같았어요. 이러한 악역 역시 ‘우영우’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경이로운 소문 2’로 악역에 대한 갈증을 풀었던 강기영은 곧 방송될 JTBC 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를 통해 로맨스에 대한 갈증을 풀 예정이다. 이혼 문제 전문 변호사로 다시 한번 변호사 역할에 도전하는 그는 배우 이지아와의 로맨스도 앞두고 있다. 그는 악역을 이렇게 열심히 배웠던 것만큼 로맨스도 이번 작품을 통해 열심히 배울 생각이다.
“‘우영우’ 이후로 작품을 계속해서 찍었던 것 같아요. 저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경이로운 소문 2’와 ‘끝내주는 해결사’의 촬영이 조금 겹쳤고, 감량도 해야 해서 어려웠지만 즐거웠어요.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행복하면 좋겠어요.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또 계속 작품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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