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코치가 이민서에게 전한 말, “멋지게 만들어줄게”

서울/이재범 2023. 9. 7. 08: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서울/이재범 기자] 김태술 연세대 코치는 이민서가 원하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득점보다는 동료를 살려주기를 바랐다.

연세대는 6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8강 플레이오프에서 건국대를 61-52로 꺾고 지난해 패배를 되갚았다. 연세대는 지난해 8강 플레이오프에서 건국대에게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김태술 연세대 코치는 임시 코치로 윤호진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김태술 코치는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공식 경기 벤치에 앉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경기 후 만난 김태술 코치는 “처음이니까 되게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선수들이 준비한 걸 잘 할까 기대도 되었다.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며 “(경기 지켜볼 때는) 답답했다(웃음). 연습했던 게 나오기도 했지만, 좀 뻑뻑하게 돌아간 게 있어서 아쉬웠던 경기였다”고 했다.

MBC 해설위원으로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연세대 경기를 지켜봤던 김태술 코치는 “같이 하는 농구를 많이 이야기를 했다”며 “밖에서 봤을 때 눈도 많이 마주치고, 토킹도 많이 하면서 호흡을 해달라고 했는데 그런 게 좋아지니까 공격할 때는 스페이싱도 좋아지고, 수비할 때는 토킹을 하며 볼 라인도 움직여줬다”고 이전과 달라진 연세대를 설명했다.

김태술 코치는 고려대와 정기전을 대비한 훈련 등에서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지 묻자 “정기전은 우리 학교나 고려대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걸 지나면 후회한다”며 웃은 뒤 “최선을 다해서 집중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대학생들이라서 아직 여물지 못한 면이 있다. 정신이 훅 풀어지는 경우가 있다. 집중을 해서 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프로 무대까지 경험하고 은퇴한 김태술 코치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도 그 생각을 한다. ‘너무 어려운 걸 시키나, 부탁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차피 전술, 전략은 감독님께서 하시고, 나는 가장 기본만 이야기를 한다. 한 발 더 들어가서 볼 라인을 짚거나 볼 위치에 있을 때 다음 공격자가 볼을 받아주는 위치 등 그런 것만 이야기를 한다.

근데 그건 프로에 가서도 계속 해야 하는 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들은 어렵게 생각했을 수 있지만, 그게 안 되면 프로에서는 경기를 못 뛴다. 가장 기본적인 걸 프로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가장 많이 이야기를 한다.”

공은 하나이지만, 코트에서 뛰는 선수는 5명이다.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욕심을 내면 오히려 엇박지를 내며 가진 전력을 완벽하게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공격 성향이 강했던 이민서(2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가 자신의 득점보다 패스에 좀 더 치중했다.

김태술 코치는 “’너 멋있는 거 좋아하잖아? 내가 멋지게 만들어줄게. 대신 바꿔라’고 했다. ‘네가 다른 선수를 살려주고, 경기를 운영하면 진짜 멋진 선수가 된다’고 말이다. 연습경기부터 계속 그 이야기만 했다. 내가 가진 노하우가 10개라면 그걸 다 못 주지만, 생각나는 대로 전부 이야기를 했다”며 “이민서가 의외로 빨리 받아들였다. 지난 MBC배와 완전히 다르게 플레이를 한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고맙다. 포인트가드인데, 아무리 포인트가드가 득점을 하는 시대라고 해도, 포인트가드가 득점을 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슛을 못 던진다. 그래서 ‘많이 만들어주고, 많이 만들어주면 네가 멋있는 선수가 된다’고 부탁했다”고 이민서에게 전한 말을 들려줬다.

아무리 조언해도 성향을 짧은 시간에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김태술 코치는 “밖에서 봤을 때 민서가 공격보다 패스에 소질이 있다고 봤다. 코치로 오기 전 경기를 봐도 겉멋이 들었지, 패스를 보는 시야나 감각이 있었다”며 “감독님께 부탁해서 민서에게 스크린을 많이 가는 플레이로 바꾸자고 했다. 연세대의 플레이가 스크린이 많이 올라온다. 거기서 파생된다. 그 다음에 스윙 등을 주문했는데 민서도, 나머지 선수들도 따라주니까 좋았다”고 했다.

김태술 코치는 고려대의 전력에 대해서는 “고려대가 수비가 굉장히 좋다. 키 큰 선수들도 외곽수비가 가능하기에 올스위치를 한다. 그게 생각보다 기동력이 없으면 어려운 수비인데 키가 2m 가까운 선수들이 외곽수비까지 하니까 어렵다. 우리는 어떻게 그걸 공략하냐 연구를 했다”며 “대학생이 아무리 잘 해도 프로 선수들처럼 수가 높지 않다. 기본적으로 열정이나 코트에서 죽기살기로 뛰는, 사실 건국대가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배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고려대를 만나면 지난 MBC배와는 다를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김태술 코치는 8일 오후 5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고려대와 정기전 벤치에 앉는다.

김태술 코치는 “이광재가 자신은 2년 있는 동안 (정기전의) 벤치를 못 앉아봤다고 하더라”며 “나는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짧지만 연세대 코치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런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을 지 모르지만 큰 경험이 될 거다”고 했다.

#사진_ 이재범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