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G ERA 10.00, 이거 고우석 성적 실화? LG KS 액자 주인공이어야 하는데…'충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경기, 평균자책점 10.00.
대부분 구단의 사무실 혹은 중요 공간에는 구단의 역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액자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물론 지금이 사진을 액자로 남기는 시대는 아니지만, 아주 상징적이고 중요한 순간이라면 액자 제작은 가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페넌트레이스 우승 순간의 모습이라면 ‘빼박’이다.
그런 점에서 LG가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 순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선수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마무리 고우석이다. 일명 ‘헹가래 투수’라고 봐야 한다. 삼성왕조 시절 오승환이 마지막 순간을 독식했던 것처럼, 올해 LG도 고우석의 멋진 세이브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모습을 수 없이 상상할 것이다.
그런 고우석이 최근 심상치 않다. 6일 수원 KT전서 3-0으로 앞선 9회말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만 보면 패스트볼이든 변화구든 가운데로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운이 안 따르기도 했다. 1사 1루서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줬을 때, 풀카운트서 구사한 151km 낮게 깔린 패스트볼은 사실 보더라인에 걸쳤다. 삼진 콜이 나와도 무방했다. 결과적으로 경기흐름을 확 바꾼 판정이었다.
2사 만루서 황재균에게 커터를 던져 바운드 큰 땅볼 타구가 2타점 끝내기 적시타가 된 것도 3루수 문보경의 수비가 다소 아쉬웠다. 경기를 중계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문보경이 타구를 잡기 전에 곁눈질로 2루 주자 김상수를 체크하느라 포구를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구 이전에 넥스트 플레이부터 신경 썼다는 얘기다. 2사라서 타자주자를 잡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이런 불운도 힘과 안정감으로 극복해야 하는 게 클로저의 숙명이다. 이런 장면들과 별개로 최근 고우석이 심상찮은 건 사실이다. 5일 수원 KT전서는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2일 잠실 한화전서는 제구가 흔들리며 사구를 기록하는 등 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최근 10경기서 3세이브 3패 평균자책점 10.00. 올 시즌 40경기서 3승7패13세이브 평균자책점 4.19.
클로저라고 해서 매일 다 완벽하게 막아낼 수 없다. 시즌 막판이라 육체, 정신 모두 힘든 시기인 것도 사실이다. 고우석 정도의 커리어 있는 마무리라면 오늘 곧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 완벽한 투구로 세이브를 따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단, 이런 식의 패배는 데미지가 크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결과를 떠나 밸런스, 각 구종의 품질 등을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 최근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에게 패스트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변화구가 덜 꺾이는 맛은 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고우석의 피안타율은 패스트볼 0.217, 슬라이더(커터) 0.295, 커브 0.125다. 작년엔 패스트볼 0.226, 슬라이더 0.145, 커브 0.114였다. 커터 피안타율이 확 올라간 게 눈에 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