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바이오젠 "요요·부작용 없이 먹어서 살 빼는 혁신 비만약 개발"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핫이슈'로 비만치료제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비만치료제 효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700조원대, 400조원대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서 2030년 540억달러(약 71조8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약 133조원)에 달할 수 있단 분석도 나왔다. 비만 질환 치료뿐 아니라 체중을 감량해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려는 수요 역시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는 품목허가를 받은 비만치료제를 시판했다. 국내에선 비교적 초기 단계 연구가 대부분이다. 대표적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동아에스티가 꼽힌다.
비상장 바이오 기업 뉴로바이오젠은 비만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후발주자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단 목표다. 최근 뉴로바이오젠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KDS2010'의 연구가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 IF=20.8)에 게재되며 관심을 끌었다. 뉴로바이오젠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이 발표 뒤 주가가 단기에 2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KDS2010은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협력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후 뉴로바이오젠이 모든 권리와 특허를 도입(라이선스-인)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다. 내년 상반기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KDS2010은 뇌 속에 있는 신경세포 군집 '가브라파이브'(GABRA5)를 조절해 체중을 감량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식욕을 억제하지 않고 살을 뺄 수 있는 치료제로 연구하고 있다. 또 주사제가 아니라 경구형(먹는 약)이라 복용 편의성이 뛰어나다.
김 대표는 "KDS2010은 지금까지 허가받은 비만치료제와 달리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이 아니라 요요현상이나 식욕 감퇴 등 부작용 우려가 적다"며 "또 먹는 약으로 비교적 단기간 복용하면 되고 약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의 품목허가 수준의 비임상 시험을 임상 1상에 진입하기 전에 다 끝냈다"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3주(21일) 처방으로 체중이 40% 정도 빠지는 확실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판되고 있는 GLP-1 관련 비만치료제의 경우 동물실험에서도 20~25% 정도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며 "부작용 우려가 적은 데다 짧은 기간 복용해도 효과가 더 좋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로바이오젠은 KDS2010의 임상 1상을 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 남녀와 서양인까지 포함한 글로벌 수준의 임상이다. 현재 투약을 완료했고 연말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전폭적 투자를 선행적으로 진행해 앞으로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 진입 전 이 정도 수준의 비임상을 실시한 데 대해 KDS2010 기술을 검토한 글로벌 빅파마도 놀랐다"고 말했다.
또 "실제 글로벌 빅파마의 반응이 매우 좋아 고무적"이라며 "GLP-1 관련 비만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로바이오젠은 올해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비만치료제와 치매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병행할 계획이다. KDS2010을 비만뿐 아니라 뇌와 신경계 질환 등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KDS2010은 뇌 측시상하부에 있는 가브라파이프라는 신경세포가 억제돼 지방세포의 연소가 저하되고 비만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신약 후보물질"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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