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살 꼬마였던 슈퍼루키, 10년 기다린 KIA 역사 썼다…"우리 1등까지 갈 수 있어"

김민경 기자 2023. 9. 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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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 김도영 ⓒ KIA 타이거즈
▲ 김도영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항상 우리는 1등까지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믿어요."

KIA 타이거즈의 현재이자 미래인 김도영(20)이 10년 묵은 구단 기록을 소환한 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KIA는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1로 완승하며 9연승을 질주했다. 무려 10년 3개월, 더 정확히는 3730일을 기다린 성과였다. KIA는 2013년 6월 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부터 6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마지막 9연승을 달성한 뒤로 10년 동안 이 기록을 넘지 못했다.

KIA가 9연승을 질주하던 2013년. 김도영은 10살 꼬마였다. 당시 김도영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이제 막 야구를 배우며 재미를 붙여 갈 때였다. 프로야구 경기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 KIA가 2013년 9연승을 했던 기억이 나진 않는다.

김도영은 "그때는 솔직히 야구를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긴 했는데, 그때 프로야구를 많이 보진 않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봤던 것 같다"고 10년 전 기억을 더듬었다.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소년은 10년 뒤 KIA 9연승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김도영은 이날 2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김도영은 3-0으로 앞선 4회초 두산 선발투수 곽빈을 끌어내리는 쐐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곽빈의 실투가 아닌, 김도영이 노려서 만든 홈런이었다. 그만큼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는 뜻이다. 김도영은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145짜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에 이르는 대형 투런포였다.

▲ 곽빈을 울린 김도영 ⓒ 연합뉴스

김도영은 "(곽빈이) 계속 나한테 몸쪽을 쓰는 것 같았다. 첫 타석도, 두 번째 타석도 그렇고 양의지 선배(두산 포수)가 신경 써서 몸쪽을 쓰는 것 같아서 (노렸는데), 타이밍이 딱 그렇게 온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어 "최고로 잘 맞은 것 같다. 타석에서 (몸쪽으로) 공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서 그런지 잘 맞았던 것 같다. 홈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완전 찍혀서 맞았다. 원래면 휘어 나가는 공인데, 그대로 가길래 홈런을 직감했다"고 덧붙였다.

9연승을 이끈 것과 관련해서는 "정말 영광이다. 나도 KIA팬으로서 10년 만에 9연승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나도 나가서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요즘 들어서 기분이 좋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김도영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했을 때부터 슈퍼루키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발 빠르고 콘택트 능력까지 갖춘 유격수로 고교 시절부터 이름을 알렸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과 비슷한 스타일로 평가를 받았다.

신인이었던 지난해는 사실상 KBO리그 적응기를 보냈다. 103경기에서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신인왕을 기대하기에는 성적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지만, 1년 동안 꾸준히 1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프로 무대에서도 잠재력을 터트리며 살아남는 법을 조금은 깨우쳤다.

한 단계 성장한 김도영은 올해 왜 그가 문동주(20, 한화 이글스)를 밀어내고 지난해 KIA의 선택을 받았는지 입증해 나가고 있다. 시즌 초반 왼발 중족골 골절로 이탈하는 바람에 전반기를 거의 날렸지만, 복귀 뒤에 펄펄 날고 있다. 올 시즌 49경기에서 타율 0.310(200타수 62안타), 4홈런, 27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KIA의 막판 5강 경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 김도영 나성범 ⓒ곽혜미 기자
▲ 김도영 ⓒ곽혜미 기자

KIA가 9연승을 달리는 동안 김도영의 타격감은 더더욱 뜨거워졌다. 타율 0.371(35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최형우, 나성범과 함께 불방망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 기간 KIA는 팀 타율 0.336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김도영은 최근 타격감과 관련해 "사이클이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안 좋을 때는 전력분석 코치님이나 타격 코치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슬럼프 기간을 줄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픔이 올해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작년 이맘때쯤 (프로에) 조금 적응을 했던 것 같다. 올해는 기록이 달라졌다. 전반기 끝날 때쯤에 타석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정립을 많이 한 것 같다. 아직 완전 다 겪어 보지는 못했지만, 작년에 겪어봤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올해 야구가 좀 잘되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KIA는 7일 현재 57승50패2무로 5위에 올라 있다. 4위 NC 다이노스와는 0.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고, 6위 두산 베어스는 4경기차까지 떨어뜨려 놨다. 9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KIA 선수단은 내친김에 위를 더 바라보려 한다. 선두 LG 트윈스와는 8.5경기차로 거리가 멀긴 하지만,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100% 정규시즌 1위 확률을 깨고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기적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나성범은 "1위를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선수들은 정상을 바라보고 계속 달려가겠다고 했다.

김도영의 생각도 같다. 그는 "그냥 최고까지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항상 우리는 1등까지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믿는다. 최고 위까지 올라가 보고 싶다. 우리도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긴 하다"며 남은 시즌 35경기에서 가능한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이제 10연승에 도전한다. 마지막 10연승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에 기록했다. 해태에서 KIA로 모기업이 바뀐 후 첫 우승을 차지한 역사적 시즌이었다. KIA는 그해 7월 3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8월 1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10연승을 달성하고 2009년의 좋은 기운을 받아 김도영의 바람처럼 정상을 바라보고 더 달려갈 수 있을까.

▲ 공수주 모두에서 번뜩이는 재능을 과시하고 있는 김도영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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