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에 1.3조 군사지원 발표…열화우라늄탄도 보낸다

블링컨 국무장관, 6일 키이우 깜짝 방문.."우크라 계속 전진하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화상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3자 협력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10억 달러(1조3350억원) 규모 군사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원 계획에 방사능 위험 논란이 있는 열화우라늄탄 제공이 포함돼 향후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키이우에서 드미트로 쿠엘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계속 전진하길 기대한다"며 군사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지원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 미사일 체계, 재블린 대전차무기, 에이브람스 전차 등을 제공하게 된다. 미 국방부는 열화우라늄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마스는 사거리 80km인 다연장로켓시스템을 장착한 장갑 트럭으로, 로켓 1발에 축구장 1개 면적을 파괴할 정도의 위력이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측이 미국에서 제공받아 러시아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 타격 등 용도로 사용 중이다.

쿠엘바 장관은 블링컨 장관에게 에이태큼스(ATACMS) 지원을 요청했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이태큼스는 사거리가 300km에 이르는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설 우려가 있다며 지원에 난색을 표해왔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한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장거리에서 전차 장갑을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탄환이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 포함된 에이브람스 탱크에 장착될 예정이다.

열화우라늄은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긴 하지만 방사능 위험은 없다는 게 미국 측 설명이다. "열화우라늄 잔여물이 퍼진다고 해서 방사능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구결과를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국제우라늄무기금지연합(ICBUW) 등 단체들은 열화우라늄에 노출될 경우 중대한 보건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영국이 챌린저2 탱크와 함께 열화우라늄탄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핵의 일부로 볼 수 있는 무기를 보냈다"며 영국을 비난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 지원계획 발표 하자 크렘린궁은 "최후의 우크라이나인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라고 미국이 자금을 대고 있다"고 평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