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먹는데 억울”… 지방간 없애려면 '녹색 바나나'를

김영섭 2023. 9. 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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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30%가 앓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녹색 바나나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저항성 녹말(전분)' 식단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리드리히쉴러대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군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저항성 녹말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임상연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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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바나나 콩 감자 속 ‘저항성 녹말’, 인구 30% 앓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효과”
파릇파릇 덜 익은 바나나, 콩, 감자, 통곡물 시리얼 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데 좋다. 이들 식품 속 '저항성 녹말(전분)' 덕분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인구의 30%가 앓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녹색 바나나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저항성 녹말(전분)' 식단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리드리히쉴러대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군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저항성 녹말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임상연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의 간에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이 쌓이는 상태다. 정상적인 간에서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5%다. 이 수치를 넘으면 지방간이다. 간경변, 만성 간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저항성 녹말이 지방간에 미치는 영향을 4개월 동안 조사했다. 참가자에게 매일 저항성 녹말 40g을 섭취하게 했다. 또 이들의 혈청·대변 검체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수치가 높을수록 특정 장내 미생물(박테로이데스 스테르코리스, Bacteroides stercoris)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저항성 녹말을 매일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특정 장내 미생물의 발생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지아니 파나지오투 교수(마이크로바이옴 역학)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수치를 낮추려면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인 저항성 녹말을 매 끼니 주먹만큼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저항성 녹말은 녹색 바나나를 비롯해 콩류, 통곡물(현미, 통보리 등) 시리얼, 감자, 통밀 빵 등에 들어 있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섬유질로 이뤄져 있어 장내에서 '프리바이오틱스' 효과를 발휘한다. 저항성 녹말이 대장에서 미생물에 의해 대사되면, 유익한 박테리아의 수가 증가하고 해로운 박테리아의 수가 감소한다.

녹색 바나나는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설사·변비·소화불량 등 증상을 개선하는 데 좋다. 하지만 배에 가스가 차거나 배가 빵빵하고 더부룩한 증상(복부 팽만감)이 있는 사람은 잘 익은 바나나를 먹는 게 좋다. 녹색 바나나에는 잘 익은 바나나의 20배가 넘는 저항성 녹말이 들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미국 농무부는 성인의 하루 섭취량으로 바나나 2개를 권장한다.

연구의 공동 교신 저자인 후아팅 리 박사는 "저항성 녹말을 충분히 섭취하면 특정 장내 박테리아가 증가한다. 이 박테리아는 간에서 지방을 줄이고 배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 결과 환자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및 염증 수치가 뚝 떨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8년 약 31만명에서 2022년 약 40만명으로 늘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건강에 좋지 않은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 운동 부족, 갱년기 등으로 발생한다.

건강에 나쁜 탄수화물이 들어 있는 음식으로는 흰 쌀밥, 흰 빵, 설탕에 절인 과일 통조림, 설탕을 첨가한 과일 주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사 장애는 제2형당뇨병, 심혈관병을 악화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Resistant starch decreases intrahepatic triglycerides in patients with NAFLD via gut microbiome alterations)는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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