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은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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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찾아 읽다 날짜를 확인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이대로 가만히 두면 저널리즘 제도는 소멸할 것이라는 경고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반자유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엘리트가 등장했지만 저널리즘의 언론 규범은 현실과 동떨어졌고 수용자들은 일찌감치 등을 돌렸다.
저널리즘의 여러 대안 중 눈에 띄는 것은 '다양성을 전제하는 뉴스룸'과 '다양한 정보원의 목소리에 기반한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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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젤리저·파블로 J. 보즈코브스키·크리스 W. 앤더슨 지음
신우열·김창욱 옮김
오월의봄 펴냄
기사를 찾아 읽다 날짜를 확인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최근 언론계 이슈를 다루면서다. 10~20년 전 기사인데 어제 쓴 것 같다. 언론 보도에 ‘좌편향’ 딱지를 붙이는 공세도,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쟁탈전도, 야당일 땐 '언론의 자유'를 외치다가 여당이 되자 가짜뉴스 척결 투쟁을 벌이는 정치권도 새롭지 않다. 외양만 바뀐 채 언론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니 언론에 대해 계속 말한다는 것은 냉소를 극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날은 양극화한 정치 지형을 탓했다가, 어떤 날은 개별 언론인의 윤리 문제였다가, ‘역시 미디어 환경이 달랐다면’ 하는 탄식으로 이어지는 무한궤도에 갇혀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데 해결은 난망한, 피로해지기 딱 좋은 이슈다. 답 없는 고민이 이어지던 차에 책을 펼쳤다.
영미권 언론학자 세 명이 내놓은 ‘선언’은 통렬하다. 이대로 가만히 두면 저널리즘 제도는 소멸할 것이라는 경고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반자유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엘리트가 등장했지만 저널리즘의 언론 규범은 현실과 동떨어졌고 수용자들은 일찌감치 등을 돌렸다. 엘리트, 규범, 수용자 세 가지 열쇳말에 주목해 저널리즘의 신뢰 하락을 분석한 점이 새롭다. 저널리즘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개혁과 혁명 두 갈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출 권력의 반민주적 행태를 더욱 선명하게 비판할 것인가(개혁), 저널리즘이 배제해온 집단을 포용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갈 것인가(혁명).
저널리즘의 여러 대안 중 눈에 띄는 것은 ‘다양성을 전제하는 뉴스룸’과 ‘다양한 정보원의 목소리에 기반한 뉴스’다. 뉴스가 그간 외면해온 공동체를 확장하고 수용자와 접점을 늘려가자는 제안이다. 언론 문제를 보다 큰 틀에서 포착해낸다. 다시 한번 냉소를 가다듬고 저널리즘이 처한 위기를 헤쳐 나가려 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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