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17) 브레이킹 김헌우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브레이킹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비보이(남자 브레이킹 선수) 팀 '진조크루'의 예술 감독인 김헌우(Wing·36)는 한국 브레이킹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자타공인 비보이계의 전설로, 아시안게임 초대 챔피언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헌우는 중학생 때 당시 유행하던 힙합 문화와 관련한 만화책과 비디오테이프 등을 돌려보면서 브레이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두 살 터울 친형인 김헌준(진조크루 단장, Skim)을 뭐든지 따라 하고 같이 하고 싶어 했던 김헌우는 형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자신도 브레이킹에 입문했다.
'날개가 달린 듯이 자유로운 춤을 추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은 자신의 댄서명 Wing(날개)처럼, 김헌우의 브레이킹에는 화려한 기술 속에 독창적인 디테일과 가벼운 몸놀림이 있다.
통산 100회 이상 브레이킹 대회 우승 경력을 보유할 정도로 이미 김헌우의 브레이킹 기술은 세계 최정상 수준이다.
특히 2008년에는 브레이킹에서 최고 권위 국제 대회로 여겨지는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우승했고, 같은 해 김헌준과 함께 참가한 서클 킹즈 인 스위스(Circle Kingz in Swiss)에서는 아시아팀 최초 우승 기록을 세웠다.
김헌우와 진조크루는 이후 4년에 걸쳐 레드불 비씨원, 배틀 오브 더 이어, R16코리아, 프리스타일세션, UK비보이챔피언십 등 세계 5대 브레이킹 대회를 모조리 휩쓸며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브레이킹에서는 독창성을 보여주는 자신만의 시그니처 기술이 있어야 톱 레벨 선수로 인정받는다.
김헌우의 시그니처는 윙밀(Wingmill)과 투 사우전드(2000)다.
윙밀은 윈드밀(Windmill)을 김헌우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형해 개발한 기술이다.
기존 윈드밀이 어깨와 등을 바닥에 대고 다리를 들어 올려 빙빙 도는 기술이라면, 김헌우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어깨와 등, 정수리와 팔 등 몸 전체를 모두 번갈아 가며 회전을 계속한다.
투 사우전드는 물구나무를 서 한 손으로 축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축손의 손목 부근을 잡아 빠르게 회전하는 기술인데, 김헌우의 투 사우전드는 누구보다 빠른 속도와 많은 회전량으로 유명하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의 올림픽 퀄리피케이션 시스템 랭킹(세계 랭킹)에 따르면 7일 기준 김헌우는 7위에 올라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시게킥스(Shigekix)는 2위, 카자흐스탄의 아미르(Amir)는 8위다.
WDSF는 최근 1년간 해당 선수가 참가한 대회 중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를 얻은 상위 4개 대회의 포인트를 합산해 세계 랭킹을 산정한다.
컨디션 조절과 대회 참가 전략에 따라 많은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김헌우는 상대적으로 랭킹 포인트를 많이 쌓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출전권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이 대회는 WDSF 주관 대회 중 월드 시리즈와 함께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권위 있는 대회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과 숙소, 식당 등 관련 시설을 그대로 사용해 아시안게임 전초전으로 여겨진 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한 층 더 밝혔다.
김헌우는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가 브레이킹팀을 만들자 비걸 전지예(Freshbella·24)와 함께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지난해 브레이킹 K 파이널에서 우승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전지예는 세계 랭킹 14위로 국내 비걸 중 국제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전지예의 시그니처는 변형 에어 프리즈다.
기존 에어 프리즈가 한쪽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버티는 동작이라면, 전지예는 다른 한쪽 팔로 양쪽 다리를 꼬아 잡는 자세로 변형했다.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건 전지예 역시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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