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피홈런' 류현진, 5이닝 2실점→시즌 2패째…도루허용 3개+승리아이콘 무산, ML 최하위 OAK에 제대로 당했다

박승환 기자 2023. 9.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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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직전 등판에서는 불펜, 이번 경기에서는 터지지 않은 타선이 참 야속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4연승 도전에 실패, 시즌 2패째의 멍에를 썼다. 그래도 5경기 연속 5이닝을 2실점으로 묶은 것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7구,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14일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서 토미존 수술 이후 첫 승리를 수확, 신시내티 레즈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까지 잡아내며 개인 3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직전 등판에서는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쌓지 못한데 이어 이번에는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2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피홈런 한 방으로 인해 2.48의 평균자책점은 2.65로 상승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군더더기 없던 스타트

아메리칸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오클랜드 타선은 경기 초반 류현진의 공을 공략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투구가 탄탄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잭 겔로프를 뜬공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 후속타자 브렌트 루커에게 90.7마일(약 146km) 포심 패스트볼을 위닝샷으로 던져 첫 번째 삼진을 뽑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라이언 노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이전 경기들과 달리 류현진은 이날 '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류현진은 2회 조단 디아즈와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포심을 위닝샷으로 활용해 이날 두 번째 삼진을 솎아내더니 카를로스 페레즈와 케빈 스미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상대로는 커터와 체인지업을 던져 모두 땅볼을 유도했고, '무결점' 투구를 이어갔다.

첫 피안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투구는 이어졌다. 류현진은 3회말 선두타자 조나스 브라이드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노히트' 투구를 이어가던 중 후속타자 닉 알렌에게 초구 67.6마일(약 108.8km) 커브를 공략당했고,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내주면서 좋은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이는 류현진의 앞을 막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에스테우리 루이즈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고, 알렌에게 도루를 내주면서 2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겔로프와 7구 승부 끝에 84.9마일(약 136.6km) 커터를 위닝샷으로 던져 루킹삼진을 뽑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를로스 로페즈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은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통한의 피홈런, 불어난 투구수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이닝은 4회였다. 순항하던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브렌트 루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이날 두 번째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노다를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게레로 주니어가 타구를 잡아낸 뒤 3루를 향해 달리던 주자를 저격하면서 류현진을 지원 사격했다.

게레로 주니어의 도움 속에 실점 위기를 막아낸 류현진은 디아즈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하지만 이닝은 쉽게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페레즈와 맞붙었고, 2B-2S에서 5구째 직구를 몸쪽 낮은 코스로 찔러넣었다. 분명 제구가 잘된 볼. 하지만 페레즈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았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홈런을 내준 뒤 류현진의 투구수는 급격하게 불어났다. 류현진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미스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고, 그대로 이닝이 매듭지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오클랜드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이 번복되면서, 스미스의 타구는 내야 안타로 연결됐다. 여기서 류현진은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브라이드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1, 2루 위기에서 알렌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고, 힘겹게 이닝을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통산 8개 밖에 없었는데,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도루 허용 3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도루를 허용하지 않는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도루 허용 갯수는 불과 8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슬라이드 스텝이 좋고, 주자를 묶는 능력이 뛰어났던 것. 하지만 이날은 '명성'에 금이 가는 경기였다. 그만큼 오클랜드 주자들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

4회를 어렵게 마친 류현진은 5회에도 고전했는데, 그 배경에 '도루'가 있었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루이즈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출발했다. 루이즈는 이날 경기 전까지 56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1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발이 빠른 선수. 류현진은 루이즈에게 이날 두 번째 도루를 허용하면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위기에서 겔로프와 루커까지 두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여기서 세 번째 도루 허용이 나왔다. 류현진은 루커를 삼진 처리한 뒤 포수 타일러 하네이만에게 공을 건네 받았는데, 이때 2루 주자였던 루이즈가 3루를 향해 내달렸다. 류현진은 공을 받은 뒤 재빠르게 3루수에게 공을 건넸지만, 루이즈의 발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세 번째 도루를 허용한 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초였는데, 한 선수에게 두 개의 도루를 허용한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2사 3루에서 노다와 맞대결을 가졌고,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커브를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타자를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6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기면서, 5경기 연속 5이닝 2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침묵한 타선, 중단된 3연승

토론토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승을 질주하면서 좋은 흐름을 탔다. 특히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올라서면서 그 기쁨은 배가 됐다. 하지만 이날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묵하면서 연승 행진이 중단됐고, 류현진 또한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5연승 달리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는데, 이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

선취점을 뽑아낸 것은 토론토였다. 토론토는 2회초 선두타자 캐반 비지오가 2루타를 치고 출루하며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어니 클레멘트가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리드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클랜드는 4회말 페레즈가 류현진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경기의 주도권은 오클랜드 쪽으로 넘어갔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오클랜드 방망이는 더욱 타올랐다. 오클랜드는 6회말 디아즈와 페레즈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 2루 찬스를 손에 넣었고, 여기서 스미스가 사실상 승기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1-5까지 간격을 벌렸다.

토론토는 8회초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정규이닝이 종료될 때까지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2-5로 무릎을 꿇었고, 연승 행진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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