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2실점 잘 던지고 패전, 류현진=승리 공식 깨졌다…불펜마저 와르르, 토론토 3연승 마감 [류현진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류현진(토론토)이 메이저리그 최약체를 상대로 5이닝 2실점으로 선방하고도 패전을 안았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5피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했으나 시즌 두 번째 패전을 안았다. 시즌 3승 2패 평균자책점 2.65다.
5이닝 동안 77구를 던졌다. 커터가 23구로 가장 많았고, 패스트볼(21구)와 체인지업(18구) 커브(11구) 싱커(4구)가 그 뒤를 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회 브렌트 루커를 삼진 잡을 때 던진 시속 90.7마일(약 145.9㎞)이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9마일(약 143.0㎞)로 시즌 평균보다 0.6마일(약 1㎞) 더 나왔다.
탈삼진 5개는 올 시즌 최다 2위 기록. 지난달 21일 신시내티전에서 5이닝 7탈삼진으로 1경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1경기 5탈삼진은 27일 클리블랜드전에 이어 두 번째다.
류현진은 1-2로 끌려가던 6회 교체되면서 승리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상대 선발과 대등한 투구로 역전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 트레버 리차즈가 난타당하면서 토론토의 패색이 짙어졌다.
토론토는 2-5로 졌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리차즈가 6회에만 3점을 내줘 점수 차가 벌어졌다. 토론토 타자들은 경기 초반 오클랜드 선발 JP 시어스를 상대로 꾸준히 출루하면서 기회를 만들었으나 좀처럼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다. 시어스는 5이닝 4피안타 4볼넷에도 단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토론토는 8회 데이비스 슈나이더 솔로홈런 뒤로 더이상 따라붙지 못한 채 3연승을 마감했다.
#선발 라인업
토론토 : 조지 스프링어(지명타자)-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데이비스 슈나이더(2루수)-윗 메리필드(좌익수)-캐번 비지오(우익수)-산티아고 에스피날(3루수)-어니 클레멘트(유격수)-달튼 바쇼(중견수)-타일러 하이네만(포수), 선발투수 류현진
토론토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지난 5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3연승과 최근 10경기 7승 3패 상승세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3순위까지 올라섰다. 2순위 시애틀 매리너스와도 단 0.5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을 만큼 차이를 좁혔다. '승리요정' 류현진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 안정권을 노렸다.
대니 잰슨이 지난 2일 오른손 중지 골절상을 입으면서 류현진의 배터리 짝이 하이네만으로 바뀌었다. 유격수 보 비솃은 오른쪽 사두근 부상, 3루수 맷 채프먼은 오른손 중지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클랜드 : 잭 겔로프(2루수)-브렌트 루커(좌익수)-라이언 노다(우익수)-조던 디아스(지명타자)-카를로스 페레스(포수)-케빈 스미스(3루수)-조나 브라이드(1루수)-닉 앨런(유격수)=에스테우리 루이스(중견수), 선발투수 JP 시어스
오클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42승 97패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은 승률 0.302를 기록하고 있었다. 선수단을 완전히 개편하며 다음을 기약하는 중이라 류현진이 상대해 본 타자는 2번타자 루커(1타수 1안타) 뿐이었다. 신인 겔로프는 직전 3경기에서 전부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시어스는 올해 오클랜드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선수다. 그러나 3승 11패에 그치고 있고, 지난 5경기에서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다. 이 기간 피안타율이 0.343, 피OPS가 1.029에 달한다.
#3이닝 36구, 위기를 모르는 류현진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류현진은 1회를 공 9개로 가볍게 정리했다. 첫 타자 겔로프를 상대로 싱커와 커터를 활용해 단숨에 볼카운트 0-2를 만들었고, 3구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유일한 '구면' 루커는 서서 삼진으로 처리했다. 커브와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해 볼카운트 2-2가 된 상황에서 시속 90.7마일(약 145.9㎞) 패스트볼이 몸쪽 낮은 코스를 파고 들었다. 루커는 그대로 얼어 붙었다. 노다는 초구 패스트볼로 잡았다. 1루수 쪽 땅볼이 나왔고 류현진이 빠르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면서 1회 마지막 아웃을 올렸다.
토론토는 2회 선취점을 뽑았다. 이닝 선두타자 비지오가 좌익수 왼쪽 공간에 떨어지는 2루타로 득점권 주자가 됐다. 에스피날이 우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다음 타자 클레멘트가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비지오는 노다의 홈송구보다 먼저 홈을 쓸었다.
1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2회도 깔끔하게 막았다. 첫 타자 디아스를 상대로 두 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3구에서는 볼카운트 2-1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연속 커브에 이어 몸쪽 시속 90.4마일 패스트볼(약 145.5㎞)로 서서 삼진을 잡았다. 페레스에게는 커터를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하더니, 스미스는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며 2회 연속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2회까지 투구 수가 21개에 불과했다.
3회말에는 첫 타자 브라이드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이겼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 패스트볼이 볼이 되면서 풀카운트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6구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쪽 땅볼을 유도하며 선두타자를 잡아냈다. 다음 타자 앨런에게는 초구 커브를 던졌는데 첫 피안타가 됐다. 1사 1루에서 루이스에게도 초구 커브를 구사했고, 이번에는 타구가 우익수 캐번 비지오에게 향해 아웃카운트로 연결됐다.
류현진과 하이네만 배터리는 앨런에게 2루 도루까지 내주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첫 도루 허용. 2021년 9월 1일 볼티모어전 이후 거의 2년 만에 나온 도루 허용이었다.
그러나 실점은 하지 않았다. 2사 2루에서 겔로프와 풀카운트 7구 승부를 벌인 끝에 세 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결정구 커터가 백도어로 들어가면서 세 번째 스트라이크 선언이 나왔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제대로 걸치는 절묘한 제구가 감탄을 자아냈다.
#블게주 미친 판단력, 그러나
류현진은 3회까지 하드히트(시속 95마일 이상 타구)를 단 하나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런데 4회와 5회에는 100마일 넘는 강타를 맞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2개가 장타로 이어졌고, 실점과도 연결됐다.
4회에는 더 큰 위기가 왔다. 선두타자 루커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2루타가 되면서 무사 2루가 됐다. 이 타구가 이날 류현진이 내준 타구 가운데 가장 빠른 106.7마일(약 171.7㎞) 짜리였다.
여기서 1루수 게레로 주니어의 엄청난 수비가 나왔다. 노다의 1루쪽 땅볼을 잡고 베이스 터치가 아닌 3루 송구를 택했다. 3루수 에스피날이 공을 받아 루커를 태그하며 아웃카운트로 이어졌다. 1사 3루가 아니라 1사 1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다음 타자 디아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으면서 순조롭게 4이닝 무실점을 향해 나가는 듯했던 류현진, 그러나 2사 후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페레스에게 던진 패스트볼이 역전 투런포로 이어졌다. 몸쪽 낮은 곳으로 잘 들어간 공이었는데 페레스가 제대로 받아쳤다. 시속 104.9마일(약 168.8㎞)의 속도로 410피트(약 131.4m)를 날아가는 대형 홈런이 됐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스미스까지 유격수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는데 이닝 교대로 알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도중 오클랜드의 챌린지 요청이 있었다. 느린 화면으로 보니 스미스가 송구보다 빨랐다. 류현진은 브라이드에게 첫 볼넷을 허용하면서 다시 위기에 몰렸다. 초구 스트라이크 뒤로 다음 4구가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2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유격수 클레멘트의 좋은 수비가 나왔다. 앨런의 땅볼을 미끄러지며 잡아내 2루에서 포스아웃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추가 실점을 저지했다.
류현진은 5회 다시 무사 2루 위기에 놓였다. 아메리칸리그 도루 1위 루이스에게 좌전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했다. 루이스의 시즌 57호 도루. 류현진은 겔로프와 루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 탈출을 향해 나아갔다. 겔로프는 커브로, 루커는 커터로 삼진 처리했다. 루이스에게 3루 도루까지 내줬지만 노다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고 5이닝 2실점을 완성했다. 류현진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류현진 내려가자 무너진 토론토
토론토는 6회 두 번째 투수 리차즈를 투입했다. 여기서 토론토 벤치의 계획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리차즈는 디아스와 페레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 스미스에게는 좌중간 담장을 넘는 3점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1점 차로 팽팽하던 경기가 갑자기 오클랜드 쪽으로 기울었다.
리차즈는 홈런을 맞고 나서야 감을 찾았다. 다음 세 타자를 모두 잡고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토론토는 한 번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지 못했다. 7회 오클랜드 투수 메이슨 밀러에게 세 타자가 모두 삼진을 당했다.
8회초 슈나이더의 솔로 홈런이 터졌지만 메리필드가 1루수 뜬공, 비지오가 헛스윙 삼진에 그치면서 1점 추격에 그쳤다. 9회에는 선두타자 에스피날이 좌전안타로 나갔으나 대타 스펜서 호로위츠가 1루수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바쇼가 유격수 뜬공에 그치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 류현진에게 시즌 두 번째 패전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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