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 포함...아시아 선수로는 유일→'2022 손흥민' 넘어 최고 순위 경신할까

한유철 기자 2023. 9. 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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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롱도르
사진=발롱도르

[포포투=한유철]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 포함됐다.


발롱도르는 7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 후보 최종 30인 명단을 공개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위너'인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 해리 케인, 훌리안 알바레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 역시 이름을 올렸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는 대한민국 수비의 핵심이다. 190cm의 탄탄한 피지컬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며 현대 센터백들에게 필수적인 능력인 빌드업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왼발도 곧잘 활용하며 유사 시엔 적극적인 드리블을 통해 공격까지 가담하는 등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사진=세리에 A

차근차근 성장했다. 경주 한수원을 거쳐 2017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 전북의 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K리그1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단숨에 국내 탑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 그의 다음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2019년 1월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에게 국내 팬들은 우려를 보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민재는 중국 리그에 가서도 한결같은 경기력을 유지했고 유럽 구단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그렇게 2021년 8월, 많은 팬들이 바라던 김민재의 유럽 리그 입성이 이뤄졌다. 행선지는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 빅 리그는 아니었지만, 유럽 무대 첫 경험으로 삼기엔 충분히 좋은 팀이었다. 김민재는 어틸러 설러이와 호흡을 맞추며 팀을 이끌었고 그를 향한 유럽 팀들의 관심은 더욱 늘어났다.


유럽 리그에 입성한 지 단 1년. 김민재는 빅 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명문' 나폴리. 네임밸류가 상당한 팀인 만큼, 국내 팬들은 김민재의 이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동시에 우려도 있었다. 김민재가 대체해야 하는 선수가 나폴리의 '리빙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였기 때문이다. 나폴리 현지 팬들 역시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됐던 쿨리발리를 페네르바체 출신의 아시아 선수가 대체한다는 것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아미르 라흐마니와 탄탄한 센터백 듀오를 구축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핵심이 됐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고 김민재는 시즌 후, 이탈리아 세리에 A 베스트 수비수에 선정됐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이후 김민재는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가장 적극적인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라파엘 바란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외엔 마땅히 쓸 자원이 없었던 맨유는 2023-24시즌 더욱 빡빡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스쿼드 보강을 추진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김민재의 영입을 원했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리 매과이어 매각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유력하다는 말은 계속 나왔지만 공식적인 제안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파리 생제르맹(PSG)은 하이재킹을 고려했고 '원 소속팀' 나폴리는 바이아웃 조항을 삭제하는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이런 상황에서 뮌헨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가 이적설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소식이 업데이트됐다. 상황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뮌헨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컨디션이 떨어진 김민재를 위해 직접 한국으로 날아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바이아웃 지불도 마무리됐다. 이탈리아 매체 ‘코레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14일 “김민재는 나폴리의 수비수 명단에서 빠졌다. 뮌헨은 그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 뒤 나폴리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제 남은 것은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것뿐이다"라고 밝혔다.


사진=뮌헨
사진=뮌헨

이후 오피셜이 나왔고 김민재는 정식으로 뮌헨 선수가 됐다. 기초군산훈련으로 인해 합류는 늦었지만, 김민재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그는 첫 훈련에서 뮌헨 동료들과 첫 만남을 가졌고 반갑게 인사도 나눴다. 뮌헨은 공식 SNS를 통해 김민재의 개인 훈련 영상을 게재했는데, 자전거를 타는 김민재에게 선수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월클' 미드필더인 조슈아 키미히를 비롯해 새 시즌 김민재의 파트너이자 경쟁자가 될 다요 우파메카노와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버선발로 김민재를 반겼다. 뮌헨 공식 SNS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달려와 격한 포옹을 하고 볼을 쓰다듬으며 격렬한 환영을 했다. 그는 "너는 여기서 매우 잘 할 거야" "네가 여기 와서 정말 행복해", "뮌헨 생활이 맘에 들거야. 내가 약속해" 등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김민재에게 긍정적인 말들을 열거했다.


이후 김민재는 뮌헨의 '주전 수비수'가 됐다.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 경기에서 공식적인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후 뮌헨이 치른 리그 3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지적을 받긴 했지만, 그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 3라운드에선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종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의 이름만 확인하더라도, 김민재의 가치가 얼마나 치솟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발롱도르는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능력'을 지닌 선수들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외하더라도 발롱도르 수상자들은 공격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수비수가 발롱도르에 선정된 것은 2006년 파비오 칸나바로가 가장 최근이다. 이후 버질 반 다이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상의 영예는 누리지 못했다.


이번 명단에서도 공격수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했다. 메시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카림 벤제마, 앙투안 그리즈만, 엘링 홀란드 등. 30명 중에서 과반수에 해당하는 15명이 공격수였다. 케빈 더 브라위너, 자말 무시알라, 마르틴 외데가르드, 주드 벨링엄 등 공격적인 능력을 지닌 미드필더까지 합한다면, 그 수치는 더욱 높다.


수비수는 단 3명 뿐이다. 김민재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후벵 디아스와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배출한 최고 스타인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그 주인공. 두 선수가 떨친 영향력을 생각하면, 김민재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다.


아시아 선수로 새 역사를 기대하게 만든다. 역대 발롱도르 순위에서 아시아 선수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2022년 손흥민이다. 당시 그의 순위는 11위였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순위였다. 손흥민은 2021-22시즌 리그에서만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5대 리그에서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2019년에도 22위에 오르며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든 손흥민은 2022년의 활약으로 단 번에 역대 순위를 크게 높였다.


한국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최종 후보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설기현은 2002년 안더레흐트 시절, 발롱도르 후보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벨기에 주필러 리그에서 32경기 12골 6어시스트를 올렸고 UEFA컵에서 8경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상태였다.


박지성 역시 2005년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당시 PSV 아인트호벤 소속이었던 그는 2004-05시즌 리그에서만 28경기 7골 5어시스트를 올렸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1경기에 나와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AC 밀란과의 4강 2차전에선 득점까지 터뜨리며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AC 밀란을 벼랑 끝까지 몰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의미있는 기록이지만, 표를 받은 적은 없다. 투표를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었으며 2회 이상 후보에 선정된 것 역시 손흥민이 유일하다. 김민재의 지난 시즌 활약을 고려했을 때, 득표는 유력하다. 이제 주목할 부분은 김민재가 손흥민을 넘어 아시아 최고 순위를 경신하냐는 것이다. 당시 손흥민은 점수로 5점을 받았었다.


사진=발롱도르

[발롱도르 후보 30인]


GK : 야신 부누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 안드레 오나나


DF : 후벵 디아스 / 요슈코 그바르디올 / 김민재


MF : 니콜로 바렐라 / 주드 벨링엄 / 케빈 더 브라위너 / 일카이 귄도안 / 루카 모드리치 / 자말 무시알라 / 마르틴 외데가르드 / 로드리 / 베르나르두 실바


FW : 훌리안 알바레스 / 카림 벤제마 / 앙투안 그리즈만 / 엘링 홀란드 / 해리 케인 / 랑달 콜로 무아니 /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 킬리안 음바페 / 리오넬 메시 / 빅터 오시멘 / 부카요 사카 / 모하메드 살라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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