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박민식, 명예훼손으로 고발"→ 朴 "왜 발끈, 굳이 하겠다면 영광"

朴 "백선엽 친일파라면 文 부친도…일제가 세운 기관서 근무"
文측 "일제시절 아닌 해방후 흥남에서 계장한 것…좌시 못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의 백선엽 장군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자신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조치를 예고하자 "영광이다"며 할 테면 해 보라고 맞섰다.

박 장관과 문 전 대통령 측은 6일, '친일파' 표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발단은 박 장관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발언.

박 장관은 "백선엽 (장군)이 스물몇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 대통령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나이가 거의 똑같다. 1920년생으로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냐"고 말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 복심이라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였다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고 유엔(UN)군이 진주한 기간 짧게나마 농업 과장을 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 발언은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 명예훼손이다"며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취한다 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까지 근거 없이 친일파로 매도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법적 조치를 다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고발장을 준비 중이며 사자 명예훼손은 당사자만이 가능하기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고발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4월 5일 경남 양산 부친 묘소를 참배하는 모습. ⓒ 뉴스1 DB

이에 대해 박 장관은 MBN '정치 와이드'에 출연해 "안타깝지만 굳이 법적 조치를 한다면 저는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에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할 테면 하라고 했다.

박 장관은 관련 발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서 친일파라고 규정하려면 거기에 대한 어떤 명백히 있고 또 형평성이 맞고 여러 가지 고려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며 "백선엽 장군이 단지 간도 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친일파라고 한다면 일제시대 군인, 공무원을 다 친일파로 자리매김할 우려가 있지 않은가"라는 점을 들었다.

즉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이 일제시절 공무원을 한 것을 '친일파'라고 한다면 무리가 있다는 차원에서 "비유를 한 것"뿐이라고 한 박 장관은 "토론을 하자는데 저렇게 발끈하고 흥분할 일인가"고 문 전 대통령 측을 겨냥했다.

아울러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에 후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법적조치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고발을 해서는 안 된다. 하려면 고소를 해야 한다"고 윤건영 의원이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고소하면 응하겠다고 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