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찾은 정의선·구광모·신동빈… '경제외교' 힘 싣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펼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에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국내 기업인 20여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인도 정재계 관계자들과 함께 양국 경협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중국·미국에 이은 인구 4위(2억7700만명) 국가로, 동남아시아에선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 시장이다. 특히 한국 최초의 해외 투자 국가다. 한국은 1968년에 인도네시아에 임업투자를 했다. 1973년 수교를 맺었으며 당시 1억8500만달러였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260억달러로 140배 이상 커졌다.

국내 기업들도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현지 첫 생산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해 현지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올해 시장 상반기 인도네시아 점유율은 3.6%로 1년 전보다 1.6%포인트 늘며 순위가 10위에서 6위로 올랐고 특히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는 1~7월 56.5%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LG그룹도 인도네시아와의 인연이 깊다. 1990년 LG전자의 가전 생산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LG이노텍과 LG CNS,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이 잇따라 진출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공장을 합작으로 짓고있다. 배터리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아세안 시장에서의 갱산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 롯데, LS 등 기업들도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인도네시아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활발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기업인들이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을 통해 배터리 원료 등 주요 광물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니켈 생산량은 전 세계의 약 37%를 차지했다. 니켈 외에 주석, 망간, 보크사이트,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 국가로 꼽힌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박사는 "인도네시아와는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경제 네트워크를 고도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그 바탕은 공급망 협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