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완벽한 여름 마무리, 계곡 옆 맛집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 9.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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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곤 덕유산송어 사장이 송어회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다이어리알
전국의 바다와 산, 계곡은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막바지 여행객으로 활기가 넘친다. 아직은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제법 무더운 가운데 얼마 남지 않은 계절의 끝자락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 자연의 향취 아래 넉넉한 그늘을 내어주는 녹음, 시원한 물줄기의 짜릿함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계곡 물줄기를 마주하면 가슴이 뻥 뚫린다. 여행의 꽃은 물놀이 후 즐기는 식도락이다. 산과 계곡의 정취를 담은 먹거리로 대미를 장식할 차례다.
◆덕유산송어회
덕유산송어회의 송어회차림. /사진=다이어리알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가장 공기가 맑고 물 좋은 지역으로 무주의 안성면이 꼽힌다. 관광 명소로는 통안·덕곡·명천계곡과 칠연·용추폭포를 품고 있다. 안성면에 자리한 송어회 전문점 덕유산송어회는 강원 평창에서 공수한 싱싱한 송어로 회와 다양한 요리를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생명력 넘치는 송어가 힘차게 유영하며 길손을 반겨 덕유산의 활력과 깊은 산골 계곡 물줄기의 생동감을 전달한다.

특별한 송어 맛을 선사하며 관광객은 물론 단골인 지역민이 많은 이곳은 주인장 이경곤씨가 운영한다. 그의 손끝에는 노련함과 다양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칠연폭포 인근에서 한식 요리사로 오래 일했던 것이 바탕이 돼 현재에 이르렀다. 송어를 키우고 다루는 모든 것을 독학으로 연구했다.

험난한 인생 과정에서도 힘이 돼준 것은 하나뿐인 딸이다. 어느새 장성해 바이애슬론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버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딸 바보 아빠의 송어회'라고 적힌 가게의 차림표와 매장 중앙에 전시된 각종 대회 트로피·메달에서 딸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대표 메뉴인 송어회는 주문 즉시 손질하고 내어주기에 신선함에서 오는 선명한 빛깔과 탄력이 남다르다. 수많은 지역의 송어를 비교해 본 후 오직 평창 대관령 송어만 공수해 사용하고 있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를 제거하고 송어를 키우는 과정에서 섭취한 사료의 성분이 완전히 배출될 수 있도록 청정 지하 암반수에서 한 달 반 정도 해감 과정을 거친 송어만 엄선해 식탁 위에 올린다. 이에 잡내가 없고 최상으로 끌어올린 식감과 풍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유독 차진 송어회 살성의 비결은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해 찾아낸 주인장만의 숙성법에 있다. 회를 주문하면 식사 내내 식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차갑게 식힌 옥돌 접시에 푸짐하게 올려내는 세심함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9~11가지 곁들임도 한상 가득 차려지는데 하나하나 덕유산의 계절이 깃든 것들이다. 인근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들로 사계절 색다른 맛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회를 먹고 나서 별도 추가 요금 없이 나오는 매운탕도 주연급이다. 진하게 우러난 육수는 갖은 채소와 엄나무, 목이버섯 등 귀한 재료를 더해 깊은 맛을 냈으며 즉석으로 반죽을 얇게 뜬 수제비까지 제공한다.

색다른 송어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의 '파파송어'를 경험해 봐도 좋다. 깔끔하게 손질한 송어에 얇게 튀김 옷을 입혀 튀긴 후 파, 양배추, 당근 등을 채 썰어 매콤 상큼한 드레싱을 곁들인 메뉴다. 즉석으로 튀긴 송어 튀김은 고소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 자체도 훌륭하며 이를 보조하는 채소와 양념이 계속 입맛을 당기게 하는 마성의 메뉴로 술안주로도 으뜸이다. 이 외에 어린아이가 즐길 수 있는 '송어 치즈구이'와 '송어 양념 튀김' 등 송어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갖춰 누구나 맛있고 만족스러운 한 끼를 먹고 돌아갈 수 있다.

◆강쇠네 흑돼지
강쇠네 흑돼지의 흑돼지삼겹살. /사진=다이어리알
지리산 칠선계곡 물줄기를 머금은 함양 마천면에 자리한 식육식당이다. 함양 흑돼지 맛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과거 축사를 경영한 주인장은 흑돼지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하고 고기를 다루는 손길이 남다르다. 주문 즉시 썰어내기에 다양한 부위와 두께를 취향대로 주문할 수 있다. 신선한 흑돼지를 얇게 썰어내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대패삼겹살은 지역민들도 인정하는 최고의 메뉴다.
◆배내골산돼지마을
배내골산돼지마을의 산돼지생고기숯불구이. /사진=다이어리알
영남알프스의 심장부 배내골 계곡에 자리한 곳으로 야외 텐트에서 캠핑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직접 키운 산돼지(멧돼지)와 밭에서 키운 싱싱한 채소를 함께 맛볼 수 있다. 야외 좌석에서 깊은 계곡을 보며 즐기는 식사는 먹는 즐거움과 함께 마음의 휴식을 전해 준다. 계곡과의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커피먹인닭
커피먹인닭의 백숙. /사진=다이어리알
가평 용추계곡 인근의 백숙 전문점이다. 병아리 부화부터 성계가 될 때까지 자연방사와 무항생제 자가 사료를 이용해 키운 닭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상호에서 드러난 것처럼 직접 제조한 더치커피를 닭에게 공급한다. 탄닌 성분을 활용해 더욱 건강하게 체질 개선한 원물로 요리해 신뢰감을 준다. 문어와 전복을 추가해 제대로 몸보신을 즐길 수 있다. 식사 후 끓여 먹는 닭죽도 별미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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