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 내용 뺀 국어, 선택지서 변별력 키웠다
수학, 쉬워진 ‘킬러’ 22·30번
기본 개념만으로 풀이 가능
영어, 고난도 어휘보다 ‘해석’
“교과 없는 풀이법 여전” 비판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복잡한 지문이나 수식이 많이 빠졌지만 적정 수준의 변별력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전문적인 과학기술 지문 등 수험생이 손도 대기 어려운 ‘초고난도(킬러) 문항’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익숙한 개념이더라도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항 위주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EBS 현장교사단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9월 모의평가의 국어·수학·영어영역에서 모두 킬러문항이 배제됐다고 밝혔다.
국어영역에서는 지문의 난도가 낮아졌다. 지난해 수능 국어영역 15번은 기초대사량, 상용로그 등의 배경지식과 수학적 이해력이 있어야 풀기 쉬운 문제였다. 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는 “사전에 문제 풀이 기술이나 배경지식이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게 킬러문항이라면, 이번에는 지문에 충분히 정보가 있기 때문에 꼼꼼히 분석한다면 지문 내용을 인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정보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문·이과 유불리가 갈릴 정도로 어려운 과학기술이나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간 지문은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 문항별 선택지에서 변별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 표본조사 결과 정답률이 가장 낮았던 11번(39.0%), 15번(34.4%), 27번(40.1%) 문항은 모두 지문을 바탕으로 선택지의 옳고 그름을 추론하는 문제였다. 임 대표는 “선택지 해석 자체가 어렵거나 직접적 연관관계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수학영역에서는 킬러문항으로 꼽혀온 22번, 30번 문항이 비교적 쉬워졌다. 지난해 미적분 30번은 복잡한 함수식 등 여러 개념을 활용해야 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기본 개념을 풀이에 적용할 수 있는지 정도만 물었다는 게 EBS 현장교사단의 설명이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한 단원에서 다루는 내용일지라도 기본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영어영역은 고난도 어휘를 넣기보다 정확한 해석을 요구하는 지문을 출제해 변별력을 확보하려 했다. 김보라 서울 삼각산고 교사는 “학생들이 전문가가 아니기에 너무 전문적인 내용을 묻는 것이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능 37번 문제는 ‘변호사 수임료 체계’에 대해 다루면서 일반적으로 ‘정착’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 ‘settlement’를 ‘합의금’으로 해석해야 풀 수 있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지문 주석에서 단어 뜻을 상세히 설명하는 방식으로 어려운 어휘를 배제했다. 김보라 교사는 “해석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문항은 없다”며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이 변별력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에 고교 수준 이상을 다루는 킬러문항 요소가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김상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은 “공통수학 20번은 지금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그림을 쓰고 있어서 학생들이 처음 보는 것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지수가 3개인 연립방정식을 쓰거나, 대학 과정의 풀이법을 쓰면 빨리 풀리는 문항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나연·남지원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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