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파워 다 보여줬다” KIA 김도영 잠실 외야 상단 폭격…해태 레전드도 645승 명장도 ‘감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졸 1년차가 타격의 테크닉과 파워를 다 보여주고 있다.”
서울 잠실구장은 KBO리그 경기가 열리는 모든 구장 중에서 가장 크다.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함께 대표적인 투수친화구장이다. 그래서 잠실에서 홈런이 나오면, 외야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잠실 장외홈런은 2000년 김동주를 시작으로 타이론 우즈, 제이미 로맥 등 몇몇 선수에게만 허락된 일종의 훈장이다.
잠실구장은 크기도 크지만, 외야 관중석도 높다. 장외홈런은 고사하고, 외야 담장 상단을 때리는 타구도 거의 보기 어렵다. 그래서 KIA 2년차 내야수 김도영(20)의 6일 잠실 두산전 투런포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김도영은 2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0으로 앞선 4회초 1사 3루서 두산 파이어볼러 곽빈에게 볼카운트 1B1S서 3구 145km 하이패스트볼을 힘차게 잡아당겨 좌월 투런포를 쳤다. 비거리 130m에, 이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의 설명에 따르면 타구속도 167km였다.
어지간한 거포도 쉽게 찍기 힘든 수치들을 찍었다. 김도영은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쥔 뒤 멋진 배트플립을 했다. 이 한 방만 봐도 왜 김도영의 재능이 남다른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운동능력이 좋은데 발만 빠른 게 아니다. 고교 시절부터 파워까지 갖춘 타자였다.
SBS스포츠 중계진은 감탄을 내뱉었다. 정우영 캐스터는 “다시 확인하는 김도영의 진가”라면서 “입이 적 벌어지는 홈런을 만들었다. ‘작정하고 힘을 실어 보내면 나도 이만큼’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3회에 나온 나성범의 선제 우월 투런포보다 포물선이 훨씬 높았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금 가슴 높이로 오는 빠른 볼인데 앞선 타석에 당해서 어느 정도 노리고 들어간 것 같다. 노리고 들어갔다고 해도 홈런을 만들어내는 게 대단하다. 고졸 1년차(실제 2년차)가 타격의 테크닉과 파워를 다 보여주고 있다. 뒤쪽 다리를 살짝 들어올려 체중이동도 했다”라고 했다.
김태형 해설위원도 “맞는 순간 넘어갔죠. 완벽한 체중이동이 되면서 완벽한 타이밍에 맞았다. 중계석에선 타구가 워낙 높게 떠서 안 보였다”라고 했다. 올해 방망이를 세워서 밑으로 약간 떨어뜨린 변화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봐야 한다. 방망이를 어깨에 눕히고 쳤던 작년보다 히팅포인트까지 가는 시간이 빠르다. 곽빈 같은 빠른 공 투수를 상대로 효과를 증명했다.
올 시즌 49경기서 200타수 62안타 타율 0.310 4홈런 27타점 15도루 47득점 OPS 0.848. 아직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미 김도영의 3할-30홈런-30도루는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어쩌면 그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 개막부터 풀타임을 소화하는 김도영이 보고 싶은 이유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