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괴물' 김민재,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쾌거...아시아 축구 역사 바꿨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2022-23시즌 나폴리에서 인생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가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7일(한국시간)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포함되면서 아시아 축구 역사를 또 바꿨다.
김민재한테 2022-23시즌은 꿈과 같은 시즌이었다. 나폴리에 입성하기 1년 전만 해도 유럽 전역에서 김민재의 이름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드디어 베이징 궈안을 떠나게 된 김민재가 튀르키예 명문구단인 페네르바체에 입단하면서 유럽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게 2021-22시즌이었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대단한 퍼포먼스로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유럽 빅클럽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전히 유럽 변방리그에서 잘하는 수비수 정도의 위상이었다. 몸값도 1400만 유로(약 200억 원) 정도 수준이었다.
유럽 빅리그 검증이 되지 않은 김민재에게 과감하게 손을 내민 팀이 나폴리였다. 나폴리는 구단의 전설적인 수비수인 칼리두 쿨리발리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워야 하는 시점이었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아 도전적인 영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단장이 선택한 인물이 바로 김민재였다. 스타드 렌과의 협상이 꽤 진척된 상태였지만 나폴리의 부름에 김민재의 마음은 흔들렸고, 최종적으로 나폴리 이적이 확정됐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성공한 수비수로 쿨리발리를 대체한다는 나폴리의 결정을 믿지 못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쿨리발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자신을 향한 의심을 지워버리는 데에는 1달이면 충분했다. 입단 첫 경기부터 미친 듯한 수비력과 존재감을 보여준 김민재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세리에 무대에서 9월 리그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에 뽑혔다. 골을 넣은 스포츠인 축구에서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공격수 같은 포지션에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김민재는 믿기 힘든 활약으로 곧바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입단 1달 만에 수상한 김민재는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시즌 초반부터 쿨리발리의 공백을 완전히 지워버린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는 역사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김민재가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한 환경적인 조성이 잘되었던 것도 아니었다. 스팔레티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라 수비수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안긴다. 엄청난 수비범위를 지녀야 하며 빌드업에도 높은 관여도를 보여야 한다. 김민재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스팔레티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의 플레이를 단번에 보여주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재는 스팔레티 감독이 요구하는 이상의 경기력을 경기장에서 선보였다. 경기를 치를수록 김민재의 수비력에는 안정감이 생겼고, 덕분에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했다. 김민재 영입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 나폴리의 질주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처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김민재는 33년 동안 세리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던 나폴리에 스쿠데토를 선물했다. 팀 트로피와 함께 김민재는 역사적인 개인 수상까지 달성했다. 2022-23시즌 세리에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 리그 베스트 수비수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났다.
2022-23시즌 나폴리의 세리에 우승 과정에 있어서 김민재는 스팔레티 전 나폴리 감독,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와 함께 제일 중요했던 인물이었다. 세리에 입성 1시즌 만에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완성했다.
몸값 수직 상승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민재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몸값이 무려 4600만 유로(약 657억 원)나 올라서 현재는 6000만 유로(약 857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6년생 선수 중 공동 4위, 전 세계 모든 센터백 중 8위에 달하는 엄청난 몸값이다.
현재 김민재를 향한 기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몸값의 변화다. 사실 센터백이 이렇게 몸값이 빠르게 치솟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몸값을 평가할 때는 나이가 굉장히 큰 변수로 작용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나이가 많으면 몸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1996년생인 김민재는 20대 후반이기에 온전히 실력으로만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몸값을 기준으로 두면, 김민재보다 높게 평가받는 수비수는 후벵 디아스, 요수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체스터 시티), 마타이스 더 리흐트(바이에른 뮌헨),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뿐이다.
언급된 7명의 선수 중 2022-23시즌 김민재보다 확실하게 우월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는 수비수는 디아스 정도뿐이다. 나폴리에 입성하는 것만으로도 우려가 됐던 첫 시즌. 김민재는 이뤄낼 수 없을 것 같았던 목표를 모두 다 이뤄냈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으로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해 주전 경쟁에서도 앞서가면서 더욱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나폴리에서의 활약 덕이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한국인 선수가 선정된 건 4번째다. 설기현, 박지성, 손흥민 다음으로 김민재다. 설기현, 박지성, 손흥민은 모두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포지션이었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발롱도르 수상자 내역만 봐도 수비수가 최종후보 30인에 오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적으로 2022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만 봐도 수비수는 버질 반 다이크,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이상 리버풀),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가 전부다. 센터백으로 범위를 함축하면 반 다이크와 뤼디거 단 2명뿐이다.
올해도 그바르디올, 디아스, 김민재만이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포함된 수비수다.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오른 건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초의 쾌거이기도 하다. 그만큼 김민재의 활약이 대단했다는 걸 역으로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역사에서 아시아 선수가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올라간 건 2022년 발롱도르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11위다. 손흥민은 2019년에 달성했던 22위의 기록을 단번에 뛰어넘어 대기록을 작성했다.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명단에서 득표를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2019년과 2022년의 손흥민,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가 끝이다.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서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 야신 부누(알 힐랄)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 안드레 오나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디아스(맨시티)
* 그바르디올(맨시티)
* 김민재(뮌헨)
*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 주드 벨링엄(레알)
*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
* 루카 모드리치(레알)
* 자말 무시알라(뮌헨)
* 마르틴 외데가르드(아스널)
* 로드리(맨시티)
*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엘링 홀란드(맨시티)
* 해리 케인(뮌헨)
* 랑달 콜로 무아니(PSG)
*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나폴리)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 킬리안 음바페(PSG)
*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 빅터 오시멘(나폴리)
* 부카요 사카(아스널)
*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사진=프랑스 풋볼, 뮌헨, 90MIN, 게티이미지, 세리에, 트랜스퍼 마크트, 분데스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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