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9연승 주역, 잠재력 만개하는 '특급유망주'…"우리는 1등 전력" 시선은 최정상을 향한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요"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드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맞대결에서 '재능'을 맘껏 뽐냈다. 김도영은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주자 없는 첫 번째 타석에서 두산 '토종에이스' 곽빈의 2구째 120km 커브를 공략,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았던 아쉬움이 있지만, 경기의 출발이 좋았다.
김도영의 방망이가 대폭발한 것은 3회였다. 김도영은 3-0으로 앞선 3회초 1사 3루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곽빈과 맞대결을 갖게 됐고, 이번에는 곽빈이 던진 3구째 146km 몸쪽 높은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김도영의 타구는 무려 173.8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125.4m를 비행한 뒤 좌익수 뒤쪽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김도영 또한 곽빈의 공을 때린 후 홈런임을 인지한 듯 두 손으로 방망이를 머리 위로 던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김도영은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KIA가 2013년 이후 3730일 만에 9연승을 달리는데 큰 영향은 없었다.
곽빈에게 홈런을 친 공은 노렸던 공이었을까. 몸쪽 스트라이크 높은 쪽으로 형성되는 공은 실투가 아니었다. 김도영은 "지난 경기는 물론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모두 양의지 선배님께서 몸쪽 코스를 많이 쓰는 것 같아서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며 "원래는 타구가 휘어나가는 공인데, 완전히 찍혀 맞아서 홈런으로 연결됐던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김도영의 최근 타격감은 매우 뜨겁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성적은 11안타 1홈런 5타점 17득점 타율 0.306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해당 기간 KIA도 덩달아 연승 행진을 달릴 수 있었다. 김도영은 "타격 사이클이 조금 올라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못 치더라도 뒤에 선배님들이 계서서 '칠 것 같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쳤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솔직히 작년 이맘때와 달라진 것이라고 한다면 기록밖에 없는 것 같다. 작년 이 시기에도 (프로 리그에) 적응을 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반기가 끝날 때쯤 타석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정립을 많이 했었다"며 "작년에 많은 것을 겪어봤기 때문에 올해 야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무려 10년 만에 9연승을 질주했다. 2013년이면 김도영이 초등학생 시절. 10년전 KIA가 10연승을 달린 것은 알고 있었을까. 그는 "야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솔직히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당시 프로야구를 많이 보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봤다"고 멋쩍게 웃었다.
유소년 시절에는 야구를 보는 것보다 하는 것을 즐겼던 김도영은 어느새 훌쩍 커 9연승의 '주역'이 됐다. 김도영은 "KIA 팬으로서 10년 만에 9연승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다. 내가 많이 나가면서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요즘 기분이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도영의 올 시즌 남은 목표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단상에서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것과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서는 것이다. 그는 "광주에서 수훈선수가 한 번 되어 보고 싶다. 챔피언스필드 단상에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 지금 것을 유지 잘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팀이 1등까지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고까지 한 번 올라가고 싶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며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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