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시키라던 에이스가...' 미친 호투로 완벽 부활, '또 무실점' 대반전 성공했다

[스타뉴스 | 수원=김우종 기자]

LG 켈리가 6일 수원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드디어 다시 살아났다. 한때 퇴출시키라는 이야기까지 팬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반전이다. LG 트윈스의 KBO 리그 5년 차 장수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34)의 이야기다.

KT 위즈는 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9회말 4점을 뽑은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KT는 4연패 탈출에 성공, 64승 51패 2무를 마크하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더불어 '선두' LG와 승차를 6.5경기에서 다시 5.5경기로 좁혔다. 반면 LG는 전날(5일)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68승 44패 2무를 기록했다. LG와 KT의 상대 전적은 6승 6패가 됐다.

비록 불펜의 붕괴로 다 이긴 경기를 놓쳤지만, 큰 수확이 있었으니 바로 선발 투수로 나선 켈리의 호투였다. 더욱이 LG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벤자민과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게 고무적이었다.

켈리는 1회 1사 후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2회는 삼진 3개로 삼자 범퇴. 3회엔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장준원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으나, 김민혁과 황재균을 나란히 2루 땅볼로 잡아냈다.

4회와 5회에 이어 6회 역시 KT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한 켈리. 7회가 가장 큰 고비였다. 1사 후 박병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2사 후 강백호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며 1, 2루 위기를 맞이한 것. 하지만 대타 김준태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이날 켈리의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지난달 24일 롯데전(6이닝 무실점)에 이은 올 시즌 두 번째 무실점 경기였다. 비록 '클로저' 고우석이 무너지며 시즌 9승(7패)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켈리의 역투는 충분히 빛나고 또 빛났다. 총 91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속구 29개, 슬라이더 21개, 커브 18개, 투심 13개, 체인지업 10개를 골고루 구사했다. 속구와 투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스트라이크는 55개, 볼은 36개였다.

사실 켈리는 올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보냈다. 4월에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부진한 뒤 5월에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좋았다. 하지만 6월에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다시 흔들렸고, 7월에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5.11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동료 외국인 투수인 아담 플럿코가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로 빼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켈리의 부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퇴출설까지 나돌았다.

그래도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를 향해 '살아날 것'이라면서 신뢰를 보냈다. 결국 켈리는 사령탑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8월에는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21로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날 치른 9월 첫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LG 팬들의 마음을 다시 설레게 만들었다.

켈리의 부활은 LG에 있어서 당연히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아담 플럿코가 골반 타박상으로 9월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한 상황.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최원태도 최근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 "다음 등판에서도 좋지 않을 경우에는 엔트리에서 한 번 빼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켈리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단기전에서 외국인 에이스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켈리와 플럿코가 포스트시즌에서 원투 펀치로 나서 기선 제압을 해야 대권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켈리의 부활. LG에 호재가 찾아왔다.

LG 켈리(오른쪽)와 김현수.

LG 켈리가 6일 수원 KT전에서 7회를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