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로 첫 경제외교 나서는 류진號…조직 재정비는 '미정'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2023. 9. 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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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류진 한경협 회장, 13~15일 민관합동 사절단 이끌고 폴란드 방문
'한미일 3국 경제계 협의체' 신설 제안…외교 네트워크 집중
상근부회장 '공석', 재정비 미정…'경제 싱크탱크' 방향성 불투명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이름을 바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폴란드 경제외교에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선 상근부회장 공석 사태로 인해 조직 재정비에 착수하지 못한 데다 방위산업 등 폴란드와 협력 영역이 류 회장이 이끌고 있는 풍산그룹과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경협과 재계 등에 따르면 류 회장은 지난달 22일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을 앞두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크리니차 포럼(Krynica Forum)에 참석하기로 했다.

한경협이 크리니차 포럼 민관합동사절단 주관 기관이기 때문에 류 회장이 직접 사절단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이번 폴란드 방문은 특히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 방문의 후속 조치 일환으로 방산과 원자력발전, 인프라 등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첫 해외 일정인 폴란드 이후 올해 말에는 미국과 일본 등 방문 계획도 잡혀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35차 한미재계회의에 이어 도쿄에서 열리는 한경협과 일본 경단련 등 민간 협력채널인 한일재계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광폭 외교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저는 국제무대에서 비교적 많은 경험을 쌓았다"며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활로를 찾아 나가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스스로 자신의 강점이 외교 역량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 회장은 최근 세계 주요국 및 국제기구 파트너 40여개 기관에 보호주의적인 무역·산업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 한국의 글로벌 역할 증진 등을 담은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경단련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직접 축하 난을 보내왔고, 옥타비오 시모에스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으로부터 역시 긍정적인 답장이 왔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문제는 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꾸는 동시에 '경제 싱크탱크'로 탈바꿈을 선언한 상황에서 여전히 조직 내부 재정비 작업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경협의 실무 총괄 역할을 맡은 상근부회장 공석 사태가 길어지면서, 조직을 추스르기도 전에 수장이 해외 활동에 나서는 등 다소 어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재계 안팎에선 상근부회장 하마평에 오른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가 퇴임 후 취업제한 기간 문제로 인해 인선이 지연된다는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류 회장과 서울대 영문과 78학번 동기인 김 전 대사는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주벨기에 EU 대사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경제 싱크탱크를 표방한 상황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경제 분야 전문가가 아닌 외교 전문가가 오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전경련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외교 쪽에 집중하는 데 과연 이게 경제 싱크탱크 취지에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제대로 된 경제 싱크탱크를 만들기 위해선 유능한 인재를 많이 영입해야 하는데, 취임사를 보면 인력을 보충하기보다는 현 상태에서 '질'을 높이는 걸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 행선지인 폴란드와 협력 논의 분야 중 '방위산업'이 포함된 것으로 두고 류 회장과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 신임 회장은 방위산업 기업인 풍산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폴란드와 방산 협력을 논의하는 행사를 전경련 이름으로 간다는 게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며 "본인 회사와 직접 연관된 출장이라면 한경협 주관으로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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