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던 그리스, 열돔현상으로 이번엔 재앙적 물난리
최근 몇 달간 가뭄과 산불 등 극단적인 기상이변을 겪은 그리스에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5일(현지 시각) AP·로이터 등에 따르면, 그리스와 튀르키예 등 남동부 유럽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시작된 폭우는 그리스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피해를 키웠다. 그리스 기상청에 따르면, 폭우 피해가 집중된 중부 필리온 지역에는 5일 자정부터 오후 8시까지 754㎜의 비가 쏟아졌다. 수도 아테네의 연간 평균 강우량(400㎜)의 1.9배에 해당하는 비가 불과 20시간 동안 내린 것이다. 이 폭우로 곳곳에서 도로와 교량이 무너졌고, 홍수로 불어난 물에 휩쓸린 차량들이 해안가로 밀려왔다.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아테네 국립 천문대 콘스탄티노스 라고바르도스 연구원은 “이번에 기록된 강우량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비현실적인 숫자”라고 했다.
이번 폭우는 그리스가 사상 최악의 산불 진화 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그리스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불이 발생, 2주 이상 지속되면서 20명 이상이 사망했다. 뉴욕시와 비슷한 면적(810㎢)이 잿더미가 됐다. 워싱턴포스트는 “극심한 홍수와 폭염 등의 기후변화가 더욱 흔해지고 있다”며 “이번 홍수 또한 극한 폭염 속에서 발생한 열돔 현상(공기의 흐름이 엉키면서 뜨거운 공기가 층층이 쌓이는 현상)이 주원인”이라고 했다. 유럽 동부에서 강력한 저기압이 형성됐고, 형성된 저기압이 지중해에서 습기를 끌어와 폭우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이웃한 튀르키예와 불가리아도 피해가 잇따랐다. 튀르키예에서는 키르클라렐리 지방의 캠프장에서 2명이 사망, 4명이 실종됐다. 불가리아에서도 남부 흑해 연안에 홍수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은 늘어나는 추세다. CNN은 지난 3일 남미 최대 호수 ‘티티카카’가 폭염과 가뭄으로 수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28일 서북부 알프스 산악 지대에서 눈발이 날려 인근 마을에 5㎝가 넘는 눈이 쌓였다. 현지 언론은 “여름철에 눈이 온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미국 하와이 산불은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더 크게 확산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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