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블랙핑크도 왔네… 프리즈×키아프, 첫날부터 수십억대 작품 판매 이어져
“작년 프리즈 서울을 보고 나서 ‘서울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갤러리가 정말 많아요.”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Kiaf)’가 공동 개막한 6일 오후 서울 코엑스 전시장. 호주의 갤러리로는 유일하게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스테이션 갤러리’의 관계자는 “참가 기준이 높아 작년에는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 다시 문을 두드려 참여하게 됐다”며 현지 갤러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작년 프리즈 서울이 성공적이었잖아요. 해외 갤러리들이 서울에 오고 싶어 하는 분위기예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프리즈 서울 현장은 최근 가라앉은 세계 미술 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듯한 분위기였다. 해외 미술관, 갤러리 관계자들과 컬렉터뿐 아니라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기업인들도 찾았다. 한 해외 갤러리 관계자는 “요즘 유럽 미술 시장은 ‘판매 제로’일 정도로 분위기가 꺼져 있는데, 한국 미술 시장은 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프리즈 서울이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컬렉터들을 만날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해외 기관·중국 컬렉터 많이 찾아
첫날 프리즈 서울은 VIP 대상으로 진행됐다. 초반부터 인파가 크게 몰렸던 작년 행사와는 달리 이날은 대체로 여유 있게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프리즈 측이 초청 인원을 제한하고 시간대별로 입장 시간을 나눠 인원을 분산했기 때문이다. 오후 3시 무렵이 되자 조금씩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해외 컬렉터들도 점점 늘어났다. 정도련 홍콩M+ 뮤지엄 부관장, 토비아스 버거 홍콩 타이쿤미술관 관장 등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했다. 영어뿐 아니라 곳곳에서 중국어도 많이 들렸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관람객이 분산되면서 작년처럼 긴 대기줄은 없었지만, 구겐하임 미술관이나 뉴욕 현대 미술관(MoMA)같이 해외 기관 손님들이 투어를 많이 왔다”면서 “작년엔 코로나 여파로 방문이 쉽지 않았던 중국인 컬렉터들도 올해는 많이 왔다”고 말했다.
유명인들도 전시장을 찾았다. 방탄소년단의 RM과 지민이 공식 입장 시작 전 행사장을 찾았고, 블랙핑크의 지수와 로제도 목격됐다. 최지우, 황신혜, 전인화 등 배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등 기업인들도 방문했다. 박서보·김구림·제이디차 등 작가들도 현장을 찾았다.
◇첫날부터 구사마 ‘호박’ 77억원에 판매
특히 해외 ‘메가’ 갤러리들과 17세기부터 최근까지 작품을 볼 수 있는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에 대해 관심이 뜨거웠다.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화이트 큐브 등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이날 작품 판매 소식을 전했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580만달러(약 77억3000만원)에 달하는 구사마 야요이의 ‘붉은 신의 호박’ 회화 작품이 판매됐다. 하우저앤워스는 래시드 존슨의 회화 작품을 97만5000달러(약 13억원)에, 조지 콘도의 회화 작품을 80만달러(약 10억7000만원)에 판매했다. 올해 국내에 지점을 오픈한 화이트 큐브도 게오르크 바젤리츠 등의 작품을 수십억원에 판매했다.
‘초특급 작품’은 지난해에 비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컬렉터 사이에선 “심심하다”거나 “대형 갤러리들이 올해는 힘을 빼고 나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수억~수십억원대 수작들이 많이 왔다는 게 미술계의 평가다.
이날 함께 개막한 ‘키아프’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 작년엔 프리즈 서울로 큰 관심이 집중돼 키아프 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서정아트’의 이윤정 시니어 큐레이터는 “오늘 개막 후 3시간 만에 홍순명 작가의 작품 3점 중 2점이 팔렸다”며 “프리즈 서울 영향으로 그냥 둘러보는 관람객보다 구매를 마음먹고 오는 컬렉터들이 늘어나 시너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갤러리 서림’의 김성옥 대표는 “밥 한 술에 배부르기를 바라기보다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발돋움해 국제화의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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