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세 목욕탕 화재 예방 위한 점검 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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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노후 목욕탕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하다.
소방당국이 지난 1일 부산 동구 범일 5동에서 발생한 목욕탕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소방당국 감식 결과 일단은 목욕탕 지하 1층에 있던 낡은 기름탱크가 원인으로 보인다.
목욕탕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돼 정기적인 소방점검과 안전교육을 받지만, 부산 목욕탕의 90%는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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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노후 목욕탕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급하다. 소방당국이 지난 1일 부산 동구 범일 5동에서 발생한 목욕탕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두 차례 걸친 폭발성 화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놀란 건 물론이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경찰관을 비롯해 민간인까지 23명이나 부상을 입었다. 화재가 난 목욕탕은 건물이 오래되기는 했으나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불이 나더라도 이 정도 피해로 이어질 사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실한 시설물 관리에 현장 통제 부재가 겹치면서 일이 커졌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좀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소방당국 감식 결과 일단은 목욕탕 지하 1층에 있던 낡은 기름탱크가 원인으로 보인다. 5000ℓ짜리 탱크엔 절반 정도 기름이 남아 있었는데 여기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잔류 기름에서 유증기가 생겼고 이것이 탱크 내부 혹은 외부에 쌓여있다가 무언가에 의해 발화되면서 1, 2차 폭발로 연결됐다는 추론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지금부터라도 낡은 기름탱크 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업주가 점검했을 때 이상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과거 기름이 샌 적 있고 도시가스로 연료 교체를 검토했을 정도면 어제 오늘 갑자기 터진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 관광지인데다 일본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7대 특·광역시 중에서 목욕탕 수가 가장 많다. 관련 자료를 보면 부산에는 영업 중인 공중목욕탕이 712곳이나 된다. 이 중엔 30년 이상 노후 목욕탕이 절반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현장처럼 기름탱크가 설치된 영업장도 100곳 넘는다. 목욕탕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돼 정기적인 소방점검과 안전교육을 받지만, 부산 목욕탕의 90%는 여기에 해당이 안 된다. 업주가 개인적으로 관리 점검하는 게 전부이고 결과를 소방서에 보고할 의무도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류값 인상 등 여파로 문을 닫는 목욕탕이 느는 추세다. 통계 수치엔 영업 중으로 잡히는 목욕탕이라도 실제는 사실상 폐업 상태인 곳이 있을 수 있다. 정식 폐업 절차를 밟지 않은 목욕탕일수록 관리는 더 허술할 수밖에 없다.
피해를 키운 건 노후 목욕탕의 기름탱크만은 아니다. 이미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매우 위험했는데도 소방이나 경찰이 현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주변에 있던 민간인들이 6명이나 다쳤다. 부상자는 상당수 2차 폭발 때 나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4월 소방당국이 해당 목욕탕 유류탱크를 점검했고 당시에는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물론 직접적인 사고 책임은 업주에게 있지만 그때 조짐을 발견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어서다. 목욕탕은 대부분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한다. 인화성 물질을 대거 보유한 시설이 방치되거나 관리가 안 됐을 때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 보여준 사고였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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