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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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마다 개개성이 있듯, 장애도 다른 사람이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다양성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길 회장은 "국내에선 아직은 장애가 있는 배우가 배역을 따는 게 쉽지 않고, 연기를 하는 사람도 적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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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장애 있어 대사하기 힘들지만
장애인에게 장애는 연기 아닌 인생”
뇌병변 장애가 있는 길별은(본명 길윤배·54·사진) 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은 4일 서울 마포구 협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배우마다 오랜 세월 살면서 생긴 개성은 남이 따라 할 수 없다. 장애도 마찬가지”라며 “장애인에게 장애는 연기가 아닌 인생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여전히 장애인 배역을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하는 게 보통이다.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배우 정은혜와 청각장애가 있는 배우 이소별이 열연해 주목받았지만 특별한 경우로 꼽힌다. 앞서 길 회장은 2004년 연극 ‘크리스마스 캐럴’로 데뷔해 드라마 ‘갑동이’, 뮤지컬 ‘날개 없는 천사들’, 영화 ‘독 짓는 늙은이’ 등에 출연했다. 2012년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대상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길 회장은 말을 매끄럽게 하진 못한다. 그는 “언어장애가 있어서 대사가 제일 힘들다”며 “발성 연습 등 훈련을 많이 해서 데뷔했을 때보다 크게 나아졌다”고 했다. 2014년 드라마 ‘갑동이’ 출연 때는 그의 연기에 마음이 움직인 제작진이 한 회로 끝날 이름 없는 배역에 ‘하일식’이란 이름을 부여하고 분량도 늘렸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왜소증을 가진 배우 피터 딘클리지처럼 해외에선 장애 배우가 희화화되지 않는 역을 맡아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길 회장은 “국내에선 아직은 장애가 있는 배우가 배역을 따는 게 쉽지 않고, 연기를 하는 사람도 적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작품을 통하면 더 많은 사람이 장애인을 볼 수 있어요. 저를 보며 다른 분들이 ‘나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분이 제 연기를 보고 마음을 돌렸다고 전해 듣기도 했고요. ‘저런 사람도 열심히 사는데 나도 할 수 있어’ 그런 생각을 했대요. 하하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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