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콘 시장 28% ‘쑥’… 소상공인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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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33)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완화됐다는 소식에 규정을 살펴보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부터 기프티콘도 추석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됐지만 기프티콘은 그에게 언감생심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물 문화로 자리 잡은 기프티콘이 동네 카페나 빵집 등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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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거래액 대기업 쏠려
발행비 없는 영세상인은 소외
“기프티콘 제작 정책적 지원을”
새로운 선물 문화로 자리 잡은 기프티콘이 동네 카페나 빵집 등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비용을 들여 기프티콘을 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대기업 프랜차이즈 관련 상품을 선호해 소상공인은 기프티콘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의결된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기프티콘으로도 최대 5만 원의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비대면 선물 문화를 반영해 선물 범위에 최대 5만 원의 온라인·모바일상품권과 문화관람권을 포함하도록 했다. 5만 원 이내의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물품 선물은 허용된다.
문제는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제품에 쏠려 있다는 것. 실제로 기프티콘이 거래되는 대표 플랫폼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살펴보면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교촌치킨 등이 거래액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실물로 교환해야 하는 기프티콘 특성상 소비자들이 근처에서 손쉽게 교환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의 기프티콘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프티콘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2조1085억 원이던 온라인 이(e)쿠폰 거래액은 지난해 7조3259억 원으로 2.47배로 증가했다. 올해 7월에는 7351억 원이 거래돼 전년 동월 대비 28.1% 늘었다. 통계청은 “아이스커피, 케이크 등 가벼운 선물을 e쿠폰으로 전달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선물 문화가 정착된 것도 e쿠폰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줬다.
소상공인들은 자체 기프티콘을 만들 여력도 없다고 했다. 현재 스타트업 등 민간 부문에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 스타트업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손잡고 소상공인을 위한 기프티콘 전용 상품을 기획하고, 지역화폐와 연계한 결제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과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고, 전국적으로 적용하긴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프티콘 시장이 성장세인 만큼 소상공인에게 특화된 기프티콘 판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프티콘 제작과 이를 쓸 수 있는 기기 지원까지 포함된 정책적 지원을 동네 상권이나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제공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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