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길어진 만큼 청춘의 업보도 오래가
얼마 전에 광복군 제3지대 출신으로 일본에 생존하고 있는 유일한 독립유공자 오성규 애국지사가 귀국했다는 뉴스가 떴다. 그런데 오 지사의 나이가 백 살이라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공항에서부터 곡진한 예로 환영을 받고 보훈병원에서 특별 검진을 받고 국내에 정착할 예정이다. 청춘에 활약한 독립 투쟁 보람을 백 살이 되어서 비로소 누리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에서 또 다른 특별한 소식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학살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백 살이 된 노인이 재판에 서게 되었다는 뉴스다. 개인정보 보호로 이름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그는 작센하우젠 유대인 수용소에 근무하면서 재소자 3500명의 처형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과거사를 반성하는 의도에서 전범의 경우 공소시효를 없애버렸기 때문에 아직도 칠십여 년 전의 범죄행위에 대해 징벌을 가할 수 있다. 따라서 백 살이 된 피고인도 이십 대 때 저지른 과오에 대해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행보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맺은 인연의 틀을 털털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청춘 시절의 업적이나
과오에 대하여 백 살이 되어서도 보답을 받거나 징계를 받는다는 사실은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Karma·업보)와 다르마(Dharma·공공의 의무)가 엄정하게 연관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되새겨 준다. 올바르게 장수하려면 젊어서부터 처신에 조심하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초고령사회는 이런 교훈을 새삼 되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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