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기대에 못 미칠라…더 미치지 못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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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전천후로 활약하는 배우 정유미가 '82년생 김지영' 이후 4년 만에 '잠'(개봉 6일)으로 관객과 만난다.
'잠'은 스릴러 영화로, 최근 '윤식당' '서진이네' 등의 예능에서 보여준 '윰블리' 모습과 전혀 다른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정유미를 만날 수 있다.
정유미는 봉 감독의 극찬에 고마워하면서도 "봉 감독님이 재밌게 봤다고 해서 영화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대가 높아 그에 못 미치면 '뭐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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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못 드는 신혼부부 공포의 밤 다룬 스릴러
- 임산부 역으로 이선균과 10년 만에 호흡
- “봉준호 감독 극찬받은 것 기쁘지만 부담”
영화 드라마 예능에서 전천후로 활약하는 배우 정유미가 ‘82년생 김지영’ 이후 4년 만에 ‘잠’(개봉 6일)으로 관객과 만난다. ‘잠’은 스릴러 영화로, 최근 ‘윤식당’ ‘서진이네’ 등의 예능에서 보여준 ‘윰블리’ 모습과 전혀 다른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정유미를 만날 수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유미는 “연기할 때는 ‘맑눈광’은 염두에 두지 않았고,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또 감독님이 요구하신 대로만 했다. 그런데 그런 표현을 들으니 더 광기 있게 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웃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옥자’의 조감독 출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잠’은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남편 현수가 수면 중 이상행동을 보이고 임신 중인 아내 수진과 이겨내려는 모습을 그리고, 2장에서는 아내 수진이 아이를 낳은 뒤 현수의 이상행동에 더욱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을, 마지막 3장에서는 불안심리를 넘어 주술에 의존하게 되는 수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유미는 “대본이 간결하고 깔끔했다. 이런 대본을 처음 받아봐서 이 대본을 쓴 감독님이 너무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본에서 느껴지는 빈 공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감독님에게 직접 듣고 싶었다. 그래서 유 감독님을 만났는데, 이야기를 듣고 믿음이 생겼다”고 ‘잠’의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 영화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에 이어 네 번째 호흡을 맞춘 남편 현수 역의 이선균도 중요했다.
정유미는 “선균 오빠와 작업한 지 10년 됐더라. 이전 작품을 할 때 회차가 많지 않아도 연기 밀도가 어마어마했는데, 그때 훈련된 것이 있었는지 10년 만에 만났는데도 정말 편안한 느낌이었다”며 이선균과 재회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유미는 출산 뒤 남편의 이상행동에 집착하고, 점차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는 수진의 모습을 리얼하게 연기했다. 그녀는 “이번 영화는 유 감독님의 연출에 맞춰 연기했다. 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제일 좋았다. 감독님의 구체적인 디렉팅을 받고 나면 오히려 표현이 더 자유로워졌다”며 자신의 생각보다는 유 감독이 그리는 그림에 따라 연기했음을 밝혔다. 그렇게 정유미는 촬영장에 오면 유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 어떻게 해요?’라는 말을 하며 그날그날 집중했고, 짧은 촬영 기간에 더욱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정유미가 상황에 빠져들어 수진이 될 수 있게 해준 것은 세트와 미술의 힘이 컸다. 각 장의 집안 분위기가 달라짐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이 수진의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녀는 “장마다 벽지가 바뀌고, 물건이 빠지고 들어온다. 그래서 공간에 들어가면 우리 팀이 무얼 그리려 하는지 눈치채고 제가 할 연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후반부에 집안이 온통 부적으로 도배된 상태에서 펼쳐지는 스릴러 상황이 그렇다. “부적 세트에 들어갔을 때 유 감독님이 그 많은 부적을 수진이 혼자서 다 붙였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알아서 놀아보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해 미술·조명 변화에 따라 자신도 바꿔가면서 수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잠’에 대해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극찬했다. 정유미는 봉 감독의 극찬에 고마워하면서도 “봉 감독님이 재밌게 봤다고 해서 영화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기대가 높아 그에 못 미치면 ‘뭐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봉 감독의 말처럼 ‘잠’이 새로운 스타일과 신선한 이야기를 지닌 공포 영화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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