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서 실망된 ‘클로바X’ 써보니 버벅대고 오답… 네이버 시총 4조원 증발
네이버 시가총액이 최근 한 달 새 무려 4조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지난달 7일만 해도 38조4000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34조7000억원으로 10% 가까이 빠졌습니다.
썰물이 빠지듯 줄어든 시가총액을 두고 시장에선 네이버가 지난달 24일 야심 차게 공개한 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 X’가 원인이라고 지목합니다. 실제 하이퍼클로바 X 공개 전인 지난 6월 말부터 네이버 주가는 오름세를 탔습니다. 주당 18만원이던 주가는 8월 초 24만원까지 치솟았죠. AI 분야에만 누적 1조원 넘게 투자한 네이버가 꾸준히 한국어에 특화된 토종 ‘챗GPT’ 등장을 예고한 영향이 컸습니다. 한국도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같은 생성형 AI를 갖게 된다는 기대도 높았습니다.
하이퍼클로바 X 공개 당일 6.2% 급등한 주가는 다음 날 7.8% 급락했습니다. 하이퍼클로바 X를 써본 사용자들의 실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겁니다. 접속자가 몰리며 이용 대기가 길어졌고, 명령어에 대한 답변이 지연되거나 오답이 나오는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시간과 질문 수에도 제한을 뒀습니다. “챗GPT나 바드와 별다를 게 없다”는 후기도 널리 퍼졌습니다.
뚜렷한 수익 모델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논란입니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기업이 결국 이것으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챗봇 구독은 큰돈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네이버는 검색과 기업용 AI 개발 도구 등도 곧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여러 국내 IT 기업이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시장 진출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성공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최후의 승자는 결국 극소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성형 AI는 전 세계에 AI 쇼크를 몰고 왔고, AI에 대한 수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았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려면, 더 확실한 차별점을 찾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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