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안 팔리자 결국… 1위 업체도 내놓은 이 제품
중국의 PC 제조업체 레노버는 지난 1일(현지 시각)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23′에서 들고 다니면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UMPC(초소형 휴대용 PC) ‘리전 고’를 공개했다. 리전 고는 스마트폰보다 큰 8.8인치의 화면과 컨트롤러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 윈도가 탑재됐다. 레노버는 “리전 고는 게이머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글로벌 PC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UMPC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 둔화로 PC 판매 실적이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제조사들이 게임 수요를 노리고 뛰어든 것이다. UMPC는 MS 주도로 2006년부터 시장에 선을 보였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가 최근 게임에 특화된 기기로 새롭게 부활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유사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통하자 글로벌 PC 점유율 1위인 레노버까지 참전한 것이다.
◇침체 빠진 PC 업계 구원자?
UMPC의 부활을 알린 것은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 업체 밸브다. 밸브는 클라우드를 통해 스팀에 있는 게임을 휴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지난해 2월 스팀 덱을 출시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팀덱은 올 연말까지 300만대 이상 팔릴 전망이다. 작년 12월 한국에도 출시돼 30~40대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스팀 덱이 유행하자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사인 스위스 로지텍과 미국 레이저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UMPC ‘지 클라우드’ ‘엣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UMPC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 4월 UMPC 전용 프로세서 ‘라이젠Z1′을 출시했다. 레노버가 이번에 공개한 리전 고와 지난 6월 출시한 에이수스의 ‘ROG 앨라이’ 모두 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콘솔 게임기에 버금가는 그래픽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C 업계가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은 글로벌 PC 판매량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억4100만대였던 전 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엔 2억8510만대로 줄었다. 올해는 상반기에 1억1600만대를 기록하며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런 부진 속에서 세계 PC 1위 업체 레노버는 올 2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떨어진 129억달러(약 17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이수스도 1년 가까이 매출 하락세를 겪고 있다. 당분간 PC 판매 수요가 나아질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새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무겁고 비싸’ 지적도
다만 아직 UMPC가 시장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비해 제품이 무거운 데다가 가격도 비싸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UMPC 무게는 600~850g 정도로, 스마트폰의 3~5배 수준이다. 스팀 덱은 저가형 모델이 58만9000원이지만, 상위 모델은 98만9000원까지 올라간다. 에이수스의 ROG 앨라이는 99만9000원이고, 아직 출시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리전 고는 100만원이 넘을 전망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UMPC의 전망은 밝지만 아직은 일부 헤비 유저들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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