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미중 탈동조화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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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상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미중간 소통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여전히 첨단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갈등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관세부과의 주요 타깃인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미국의 탈중국화 노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결국 중국이 간접적으로는 미국의 공급사슬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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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상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미중간 소통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여전히 첨단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갈등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지정(경)학적 특수성으로 양강의 틈새에 낀 우리로서도 먹구름이 자욱한 실정이다. 경제적 상호의존성의 증대로 윈윈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과거처럼 안보논리나 진영논리가 득세하는 갈등과 반목의 시대가 부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얼마 전 '세계 경제의 구조변화'라는 주제로 개막한 2023년 잭슨홀 미팅에서도 당연히 이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사실상 이번 회의의 주제의식을 총괄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변화의 단절 시대'로 세계 경제를 진단하며 지정학적 위험과 맞물린 공급충격의 지속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됐는데 "부상하는 '거대한 재편'"(The Looming 'Great Reallocation')이란 타이틀로 미중 탈동조화의 행보를 좇고 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의 대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2017년 이후부터 2022년까지 통계를 보면 미국의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서 17%로 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관세부과의 주요 타깃인 전략물자를 중심으로 미국의 탈중국화 노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이처럼 대중 수입이 위축되는 대신 베트남, 대만, 캐나다, 멕시코 등 타국으로부터 수입이 늘었다. 미국이 강조해온 이른바 '프렌드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이 먹혀든 셈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투자유치 전략으로 미국으로의 FDI 투자가 늘어나면서 '리쇼어링' 기대도 부추긴다.
하지만 여기에 2가지 단서가 붙는다. 우선 중국과 연계된 공급사슬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려는 목표 자체의 달성 여부가 불확실하다. 미국의 대중 수입비중은 축소됐지만 도리어 이른바 '친화적' 국가들의 대중 수입비중은 확대됐고(반면 대미 수입비중은 정체 내지 하락), 또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베트남이나 멕시코 등에 FDI 투자를 늘렸다. 결국 중국이 간접적으로는 미국의 공급사슬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처럼 공급망 재편 노력이 (중국산은 물론 베트남, 멕시코산 역시) 수입단가 상승 등의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국가안보나 공급망 다변화 등의 이득도 기대되지만 얼마나 그 비용을 상쇄할지는 의문이다.
물론 광범위한 공급망 재편이 실제 효과를 거두는 데는 어느 정도 시차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까지 이어진 보호주의나 산업정책의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고용호조에도 정작 공급망 재편이 의도한 안정된 일자리 증대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탈동조화가 아니라 '위험제거'(derisking)로 공급망 재편전략의 방향을 재조정한 속내도 이런 정황을 반영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뒤얽힌 글로벌 공급망의 '거대한 재편'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외교적 수사 너머의 복잡한 이해타산을 면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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