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은 미국이 강요한 것” 中 전문가 주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등 북한과 러시아간 밀착이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면서 북러 밀착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무장한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무기를 지원해주는 대신, 북한이 필요한 군사위성, 핵잠수함 기술과 식량 지원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추이헝 화동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러시아와 한국, 일본과의 관계는 악화됐다"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외국 위협’에 공동 대처해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우려할만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방러로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한다면 미국의 일부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은 이를 두려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러의 협력 분야는 군사 안보 분야에 집중돼 있다"면서 "동북아 지역 ‘블록정치(정치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인접 국가들이 블록을 형성하여 배타적인 정치 태도를 취하는 것)’ 경향을 고려할 때 북러 협력은 양국 모두에 유익하다"고 분석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학교 교수는 "한미 훈련이 잦아지는 등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더 많은 분열이 야기되고 있다"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는 미국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또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 등) 외부 군사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