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나오는 9월 위기설…‘빨간불’ 진원지는 바로 여기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9. 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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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의 부동산금융 부실이 표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 시기 부동산금융 규모를 3.5배 이상 늘린 저축은행이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고전을 겪는 중이다. 대다수 사업장이 만기연장으로 버티고 있지만 추후 사업성이 더욱 저하되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우려도 있다.

6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에서 건전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SBI, 웰컴, 신한, KB, JT친애, IBK, BNK,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한신평이 장기신용등급을 보유한 8개사의 브릿지론과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올해 3월 기준 각각 32.9%, 42.9%다. 6개월새 각각 8.8%포인트, 10.8%포인트 상승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미만인 요주의여신부터 연체가 6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까지 포함한 것이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에 투입되는 자금으로, 부동산 인허가 이후 실행되는 본PF 이전 사업을 연결해주는 대출로, 본PF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 한신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대출 사업장이 대부분 만기연장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8곳이 취급한 브릿지론의 56%, 본PF의 30%가 1회 이상 만기가 연장됐다. 2회 이상 연장된 비율도 각각 19.2%, 12.6%로 반년 새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신평은 “올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금융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릿지론과 공정 초반 위험이 높은 본PF의 경우 토지공매 통한 채권 회수가 어려워 부실여신을 장기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매각이 되더라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매일경제신문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부동산대출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연체액은 상반기 기준 총 1조7378억원에 달했다. 부동산대출 합계액은 33조8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지만, 연체액은 같은 기간 2.7배로 불어났다. 부동산대출 연체액은 작년 말 9197억원이었지만 부동산 시장 불황이 본격화되며 올해 1분기 이미 1조7685억원으로 급증했다. 연체채권 매·상각 조치를 통해 2분기 들어 연체액이 줄었지만 업계 가중평균 연체율은 여전히 5.13%에 달한다.

저축은행 업권은 유동성 리스크도 안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금리가 연 5.8%까지 치솟았을 때 판매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재조달 과정에서 금리 부담이 존재하는 점, 최근 저축은행과 은행 간 예금금리차가 줄어든 점, 7월 시행된 디폴트옵션으로 퇴직연금 예수금 감소할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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