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적성 맞춤형 수업 선택 ‘학생이 직접 미래 그린다’
선택과목 자율 수강 진로 탐색 기회 장점
일반고 수업 다양성·교사 수 부족 우려
겸임교사제·학점제 순회교사 채용 활용
도교육청 고교학점제 박람회 참가자 호응
강릉22개·원주23개교 각 교육과정 안내
학생·학부모 맞춤형 상담부스 예약 운영
10일 춘천 세종호텔서 세 번째 박람회
2025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 한창
2025년부터 전국에 있는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지금까지 모든 학생이 반별로 공통된 시간표를 가졌다면, 이제는 대학처럼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전면 도입까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고교학점제를 대비한 도내 고등학교는 어떤 변화가 생길지, 또 고교학점제를 처음 맞이하게 될 학생들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 학생들이 직접 그리는 진로 로드맵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공통과목 이외의 선택과목 부분에서 학생이 직접 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수강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게 된다. 이 제도는 다양한 수업을 개설해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고교학점제의 단계적 적용이 진행되고 있는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전 학년 학생들과 일반계고등학교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학교 간, 온라인 쌍방향, 대학 연계 등의 공동 교육과정 형태로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 중 미래 창의·융합형 기술 습득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4개 지역(춘천·홍천·태백·강릉)에서 4차산업 수요 맞춤형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는 공동실습소도 운영하고 있다.
주원철 장학사는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학생은 전공과목을 뿌리에 두고 더 세분화된 수업을 수강하고 싶거나 또는 현재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에 부전공과 같은 방법으로 다른 진로 탐색 기회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 “수요 충족할까” 우려 여전
그러나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 고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특성화고처럼 이미 다양한 수업이 개설돼 있는 학교가 아닌 일반계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다양한 수업을 개설해주기 위해 교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고교학점제의 본래 취지에 따르면 수업이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다양하게 개설돼야 과목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려면 다학년, 다과목을 운영해야하는 교사에게 수업 준비에 대한 부담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이미 고교학점제가 부분 도입된 상황에 이를 소인수 선택교육과정 운영 등의 방식으로 최대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도교육청은 겸임교사제나 고교학점제 순회교사 채용 등의 방식으로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낸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고교학점제가 안착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없었던 문제들이 생길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제도의 단계적 적용을 시행하고, 2025년부터 일반계고에 전면 적용한다.
■ 교육청 고교학점제 박람회 개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도내 중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 및 이와 연계한 진로·적성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박람회를 개최했다. 8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강릉, 원주, 춘천에서 진행하는 박람회에서는 도내 고등학교 고교학점제 업무 담당자, 강원중등진로교육지원단과 강원창업체험교육센터의 진로진학 담당자, 고입업무 담당자 등이 참여해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진로·적성 탐색 및 고등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안내한다.
또한 학교별 부스 외에도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상담부스도 예약제로 운영한다. 고교학점제 박람회에는 각 권역별로 강릉 22개교, 원주 23개교가 참가하였으며, 춘천박람회는 23개교가 참가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강릉, 원주 박람회는 13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가했다. 강원외고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입시설명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는 10일에는 춘천(세종호텔)에서 세 번째 고등학교(고교학점제) 박람회가 열린다. 허남호 중등교육과 과장은 “첫 고교학점제 박람회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예산을 편성해 더욱 내실 있는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고교학점제 안착에 있어 교육가족들의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거칠 예정이다”고 밝혔다.
■ 학교, 어떻게 바뀔까
일반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미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 교육과정에 ‘학점제’를 부분 도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1학년 학생들은 3년간 192학점을 취득해야 하는데 현재 고등학교 2, 3학년 학생들은 총 204단위를 이수해야하므로 기존 커리큘럼에 맞추려면 1학년 학생들은 일주일에 2시간 정도의 공강시간이 발생한다.
현재는 자기주도학습 및 일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보충지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더욱 체계적인 방법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불편함이 없도록 학점제형 학교공간구성을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일반계고등학교 84개교 중 67개교가 공간조성사업에 참여했다.
2022개정교육과정이 첫 시행되는 2025년에는 이수, 미이수제도 본격 시행된다. 현재 공통과목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서 예방지도와 보충지도를 통해 학업성취율 40% 미만의 학생들이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2025년부터 미이수 학생들은 ‘I’성취를 받게 되는데, 해당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원하는 학생들은 본인의 역량에 따라 초과 학점 이수도 가능하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앞으로도 정확한 고등학교 입학 정보와 고교학점제 정보, 진로진학상담 기회 제공 등의 진로·진학 지원 정책을 멈추지 않겠다”며 “학생들의 꿈펼침 여정에 교육의 주체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Q&A. 지망 학교 입학 못했어요…“소인수 선택 과정 개설 가능”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관한 박람회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던 고교학점제 부스에서는 고교학점제 안내가 한창이었다. 담당자의 안내를 듣던 학부모들은 호기심과 우려 섞인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현장에 있던 학부모, 학생은 2025년도에 전면 도입될 고교학점제에 대해 어떤 부분이 궁금했을까.
Q1. 일반계고등학교는 고교평준화가 시행돼 입학생을 추첨제로 선발하고 있다. 만약 원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로 입학할 경우, 수업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지 않는지?
“자신이 지망하는 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으로 수업 개설을 요청해 수강하거나 온라인 쌍방향 교육과정을 통해 선택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소인수 선택 교육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아이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Q2. 다른 지역에 비해 교사 수가 적은 도 특성상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을까?
“강원도는 타 시·도에 비해 이동에 제한이 있고 교사 수도 적기 때문에 공동교육과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학교 개교로 학생들의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과 단위학교 주문형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선택권을 보장한다. 또 학생들의 수요가 있는 과목을 소인수 선택 교육과정으로 운영한다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3. 학생들이 성적을 받기 쉬운 과목 위주로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현재는 학생들이 성적을 받기 쉬운 과목 위주로 선택해 성적의 유불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2025년부터는 선택과목에 등급제를 없애고, 성취평가제가 적용되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신에 예민한 특목고 학생들의 부담도 일부 덜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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