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미안합니다, 저는 거짓말을 못합니다

최용재 기자 2023. 9.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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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미국으로 갔다.

그는 유럽 축구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위대한 미드필더. 스페인 '명가' 바르셀로나 유스로 시작해 바르셀로나 1군에 2008년 합류했다. 이후 2023년까지 15시즌을 바르셀로나에서만 뛰었다. 총 772경기 출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9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3회 등 총 32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그 어렵다는 '트레블'도 2번이나 경험한 전설.

클럽을 넘어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모든 것을 다 가진 선수다. 스페인 대표팀 A매치를 총 143경기 나섰고,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 우승을 경험했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유럽의 '끝판왕'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왔다. 그는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절친' 리오넬 메시와 재회해서 행복하고, 팀이 무패 행진을 달려 행복하고, MLS의 매력에 빠져 행복하다고 한다.

최근 부스케츠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를 봤다. 인상적이었다. 부스케츠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인터뷰였다.

부스케츠는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 우리는 함께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의 방식대로 한다면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자신했다.

방심은 없다. 부스케츠는 "우리는 여전히 더 발전해야 한다. 서로를 더 알아가야 한다. 팀이 더 성장하려면 서로 양보하지 않으며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상대에게 더 위협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더 나아져야 한다. 이것이 챔피언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MLS의 '수준'을 논하는 질문이었다. 유럽 '끝판왕'이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한 MLS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처음에는 상위 리그에서 하위 리그로 가는 많은 선수들이 언급한 내용, 어디서 교육을 따로 하는 듯한 '모범 답안'을 내놨다.

"MLS는 매우 좋아 보인다. 나에게 매우 매력적인 리그였다. 도착하기 전에 수준이 어떤지 궁금했고, 와서 보니 나의 생각이 맞았다. 매력적인 리그다. MLS는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고, 성장하고 있는 리그다. 앞으로 더 어린 선수들이 이곳으로 올 것이고, MLS는 더 발전할 것이다."

유럽 '끝판왕'에게 정작 듣고 싶은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 유럽과 비교해 얼마나 부족한지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은 이들이 많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느끼고 있지만,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 왜? 리그에 대한 존중 때문이다.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혹시나 리그를 무시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미래와 성장 가능성 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부스케츠도 처음에는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부스케츠는 결정적 한마디를 했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한 마디였다. 부스케츠는 거짓말을 못했다. MLS 수준에 대해 이렇게 정확하게 말했다.

"유럽의 수준이 아니다. 분명하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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