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타임슬립’, 초가을 시청자 사로잡는 ‘치트키’ 될까[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3. 9.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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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대한민국에서 ‘타임슬립’ 드라마의 원조를 정하라면 대략 2003년 방송된 SBS 드라마 ‘천년지애’를 친다. 당시 배우 성유리가 연기했던 부여주 캐릭터의 건조한 대사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가 유행이 될 정도였다. 이후 2012년 MBC ‘닥터 진’, SBS ‘신의’ 등이 인기를 끌며 붐이 일었다.

이후 타임슬립의 유행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2023년 초가을, 또다시 ‘타임슬립’의 파도가 돌아온다. 이미 방송을 했거나 새롭게 방송이 예정된 작품들이 이 ‘시간여행’의 코드를 들고 왔다.

오는 8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오는 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너의 시간 속으로’는 2019년 대만에서 방송된 드라마 ‘상견니’의 한국판이다. 사고로 연인을 잃은 주인공이 25년 전인 1998년으로 돌아가 죽은 연인과 꼭 닮은 동창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안효섭과 전여빈, 강훈이 캐스팅됐다.

25일 방송되는 tvN 새 월화극 ‘반짝이는 워터멜론’ 역시 타임슬립이 쓰인다.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농인부모의 자녀인 소년이 과거로 가 아버지의 어린시절을 만나 함께 밴드를 결성한다는 이야기다. 청춘물로 려운, 최현욱, 설인아, 신은수 등이 출연한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극 ‘반짝이는 워터멜론’ 포스터. 사진 tvN



올해만 해도 타임슬립 코드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6월 말 막을 내린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두 사람이 과거로 가 각각의 부모를 만났으며, 지난달 중순 막을 내린 TV조선의 드라마 ‘아씨두리안’ 역시 조선시대의 두 여인이 시간여행을 해 현재의 남자들과 얽히는 판타지 멜로극이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이렇게 정기적으로 돌아오는 타임슬립물의 유행에 대해 “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이 이뤄질 때 오는 극적인 재미를 주는 장르”라며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욕망하는 심리가 있어 이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장르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극 ‘반짝이는 워터멜론’ 한 장면. 사진 tvN



같은 타임슬립이지만 2010년대 유행했던 타임슬립물과 최근의 타임슬립은 차이가 있다. 과거의 타임슬립물이 역사의 시간으로 가거나 전혀 새로운 문물의 장소로가 적응에 애를 먹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주로 그린다면, 최근의 타임슬립은 극의 사건 해결 실마리로 작용한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어머니의 사망사고, ‘너의 시간 속으로’는 극 중 연인의 사망사고와 연관돼 있다. 그러면서 추리극, 스릴러, 청춘물, 로맨스 등 여러 다른 장르들과 섞여 복합장르로서 기능한다.

지난 6월 막을 내린 KBS2 타임슬립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포스터. 사진 KBS



윤석진 교수는 “과거에는 과거나 미래로 간다는 행위 자체가 주는 재미를 추구했다면, 최근에는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타임슬립이 사용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사건이 엮이고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과성이 드라마의 주된 구성인데,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남용할 때는 구성에서 치밀함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 헐거운 구성은 요즘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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