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금 10억弗 스페이스엑스서 빼냈다

테슬라+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트위터 인수 시기에 자신이 CEO(최고의사결정권자)로 감독하는 로켓 제조사 스페이스엑스(SpaceX)에 10억 달러 대출을 요청해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특이한 대출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어떻게 주식을 영구적으로 분할하지 않고도 자신의 제국에서 현금을 모아 다양한 노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고 단독 보도했다.

WSJ가 검토한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 자사주 일부를 담보로 한 대출을 승인했고 머스크는 같은 달에 이 대출을 모두 인출했다.

WSJ는 머스크가 왜 빚을 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돈을 빌린 직후 대출금을 갚고 11월에는 스페이스엑스에 이자와 함께 10억 달러를 반환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그룹 내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자신의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은행들과 거래를 해왔다. 테슬라와 비상장 스페이스엑스가 그의 사금고 역할을 해왔다는 게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머스크는 지난 7월 말 트위터의 사명을 엑스(X)로 바꿨다.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된 스페이스엑스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3월 현재 42%의 지분과 79%의 의결권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WSJ는 스페이스엑스가 머스크의 사적회사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페이스엑스의 차입은 스타십(Starship) 로켓 프로그램과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발생했다. 회사는 두 가지 비용 모두를 지불하기 위해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을 모집했는데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지출에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2021년 말에는 스페이스엑스가 거대한 로켓과 스타링크에 현금을 쏟아 부으면서 파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10억 달러 대출이 일시적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국방부의 가장 중요한 우주 임무와 얽혀 있는 스페이스엑스의 상당 부분의 자본을 최고 리더에게 이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재무상태는 47억 달러의 현금과 유가증권을 보유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출 수준은 회사가 2009년 이후 매각했다고 보고한 자본 90억 달러의 11%에 해당한다.

머스크는 지난 11월 돈을 갚았을 때 40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 이후에도 머스크는 비슷한 금액을 현금화했다. 머스크는 2021년에 11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말 현재 엑스로 알려진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한 440억 달러 가운데 머스크는 약 25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입했다.

최근 뉴욕 남부 지방검찰청과 증권거래위원회는 내부적으로 머스크의 회사 자금유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유출된 서류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머스크와 수년에 걸쳐 수정된 대출 계약을 맺고 있었다. 회사가 그에게 빌려줄 수 있는 총 금액은 계속 늘어왔고 2020년 12월 대출 가능치는 최대 5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스페이스엑스는 차입 가능치를 10억 달러까지 늘려 머스크가 해당 규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