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여당의 강서구청장 보선 공천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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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다음달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늘 강서구청장 보선 후보 공천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 발족을 의결할 예정이다.
책임을 지는 게 공당의 도리이므로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아야 마땅하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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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선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 전 구청장의 귀책사유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폭로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유죄(공무상 비밀누설)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책임을 지는 게 공당의 도리이므로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아야 마땅하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등 위반으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한 경우 후보자 추천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 규정 39조)는 당규에도 부합한다. 그런데도 강서구청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건 떳떳하지 못하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강서구에 연고가 없는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 공천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민주당 내 난립했던 13명의 후보가 ‘낙하산 공천’이라고 반발하면서 “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한다. 여권에선 “김 전 구청장이 공익신고자인 만큼 대법원 유죄 판결에도 후보를 공천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김 전 구청장 행위에 대한 평가와 보선 후보 공천은 별개 문제다. 선거 원인을 제공한 국민의힘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옳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유죄 확정 석 달 만에 특별사면한 것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과반이었던 것을 직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진 2021년 4월 보선에서 ‘부정부패 등으로 공석이 된 선출직 자리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에도 후보를 냈다가 참패했다. 국민의힘은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 민주당은 당시 무공천 원칙을 뒤집기 위해 ‘전(全) 당원 투표’로 공천이 가능하도록 당헌 일부를 개정하는 꼼수를 썼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고도 강서구청장 후보를 공천한다면 중도층의 외면을 받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내년 4월 총선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의 공천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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