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韓영화, 관객 신뢰 회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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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업계와 관련된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어김없이 한국 영화 위기론이 화두다.
본지가 앞서 짚어본 대로 <2023년 9월2일자 4면 참조> 한국 영화의 관객 감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 중 한국 영화 관객은 지난해 4096만명에서 올해 3376만명으로 되레 720만명 줄었다.
관객이 한국 영화가 볼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다시 극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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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업계와 관련된 이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어김없이 한국 영화 위기론이 화두다.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비슷한 시기 몰려 같이 개봉한 것도 올해 여름 흥행 실패의 요인으로 꼽히지만, 영화인들 자신도 알고 있듯이 경쟁이 없었던 적은 없다.
이제 더는 극장은 데이트 필수 코스거나 손쉬운 가족 나들이 장소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관객은 눈에 띄게 감소했고, 손쉽게 천만 영화를 달성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 와중에 더욱 뼈 아픈 건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영화의 경쟁력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한 걸까. 한국 사람의 손으로 한국에서 만들어진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용 콘텐츠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그랬고, 올해만 해도 ‘더 글로리’, ‘무빙’ 등이 전 세계에서 뜨거운 화제다. 그런 면에서 한국 영상 콘텐츠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영화 시장과 OTT의 괴리는 시장의 규모에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OTT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기에 큰돈을 투자할 수 있다. 우리나라 극장 영화 역시 요즘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은 국내다. 그만큼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도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에서 인정받았듯 이야기를 만들거나 제작하는 실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영화를 만드는 공식은 조금 변해야 할 듯하다. 배급·제작자들의 얘기처럼 너무 큰돈이 들어가는 영화는 이제 만들기 쉽지 않다.
멈춘 돌을 다시 움직이는 건 쉽지 않다. 물체에 관성이 있듯 시장에도 관성이 존재한다. 작은 눈덩이를 굴려 큰 눈덩이를 만들듯이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금 작은 영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객이 한국 영화가 볼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다시 극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애국심에 기대거나 신파조의 영화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관객에게 이제 중요한 건 영화가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느냐가 아니라 극장까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볼 만한가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때나 그 전에 만들어진 영화를 어떻게 소진하느냐를 고민하지만, 우리 영화가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더 중요한 건 새로운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 스크린에 비쳐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 영화에 대한 불신의 골을 메우고, 다시 관객 눈길을 잡기 위한 이야기가 필요한 때다.
엄형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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