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SIGHT]비즈니스 전략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

마틴 리브스 BCG 헨더슨 인스티튜트 회장 외 3명 2023. 9. 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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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밀렵꾼들은 상아를 얻기 위해 3만5000마리의 코끼리를 죽였습니다. 코끼리를 살리는 전략은 세 가지로 간단합니다. 살상을 멈추세요. 밀매를 멈추세요. 구매를 멈추세요.”

2016년 야생동물보호협회(WCS)는 이 문구를 전략적으로 앞세워 코끼리 밀렵을 막는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수백 개의 동물원, 기업, 환경단체, 개인 기부자 간의 연대를 이끌었고 미국과 중국이 상아 거래를 금지했으며 미국에서는 야생동물 밀매 금지 법안이 통과됐다. WCS의 위 문구는 전략과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전략 스토리’의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비즈니스 전략은 대개 사실과 분석에 근거한 합리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반면 스토리텔링은 주로 소설,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돼 전략과는 정반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과학적 사실과 주장만으로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우리 두뇌는 험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는 영웅들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설계돼 있다.

스토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략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무미건조한 교통사고 통계 목록을 본 뒤 앞으로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위험한 교통사고 상황에서 살아남은 어느 가족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면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운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기업 또한 전략을 구상할 때 스토리를 활용하면 사람들이 실제 전략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서도록 동기를 줄 수 있다. 전략을 먼저 수립하고 이후에 스토리를 덧붙이는 것이 아니다. 둘을 함께 개발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나이키가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이 세 단어만으로 고객을 브랜드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전략 스토리는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전략은 기업 리더와 전략 부서에 있는 소수만 참여하는 활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줌, 슬랙 등의 툴을 활용해 고객이나 경쟁자와 가까운 직원, 전략 실행을 맡는 담당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쉽게 소통할 수 있다. 이들과 공동으로 전략을 수립하면 더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가장 먼저 스토리의 기반이 되는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회사의 활동, 자산, 고객 행동, 고객 위치, 회사 매출, 시간 경과에 따른 매출 변화, 변화를 촉발한 요인 등 7가지 정보가 스토리를 구성하는 사실적 맥락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스토리에 시작과 중간, 끝이 있는 것처럼 전략 스토리에도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담아야 한다. 앞서 WCS의 문구에는 3만5000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는 과거, 위기에 직면했다는 현재, 코끼리를 살리기 위한 행동 지침을 담은 미래가 담겨 있다. 전략 또한 회사가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에서 출발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로 끝나는 스토리로 구성할 수 있다.

스토리를 구성했다면 이를 이해하고 실행해야 하는 내부 구성원이나 이를 지지하고 채택해야 하는 외부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에게 우선 테스트를 해보자. WCS는 전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를 고용해 생생한 시청각 콘텐츠가 포함된 이해관계자별 맞춤형 스토리를 만들어 미리 테스트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를 전달할 때는 전략이 사람들을 5분 안에 이해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전략이 과연 청중에게 행동 지침이 되고 가치를 갖는지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며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 잘 전달된 스토리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더 현명하게 만들 수 있다. 전략에 담긴 단순한 정보들도 스토리와 결합하면 비즈니스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차원적인 가치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전략 스토리를 제대로 활용해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고 회사의 학습 속도를 크게 높인 기업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아티클 ‘전략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마틴 리브스 BCG 헨더슨 인스티튜트 회장 외 3명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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