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현금다발이…모자 눌러쓴 女, 말없이 놓고간 기부금

익명의 기부자가 광교2동행정복지센터에 두고 간 손편지와 돈 봉투. /사진=뉴스1(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에서 한 익명의 기부자가 행정복지센터에 현금 5000만원을 말 없이 기부하고 가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있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4분쯤 수원시 영통구 광교2동 행정복지센터 2층 민원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A씨가 종이봉투에 5만원짜리 현금이 든 종이봉투와 A4 1장 분량의 편지를 놓고 조용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 기부자는 파란색 모자를 눌러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조용히 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그는 종이봉투에 남긴 편지를 통해 "저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광교에 살고 있다"며 "생활비에서 아껴 여러 해 동안 적금을 들어 5000만원을 만들었다. 코로나로 어려운 여러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해당 익명의 기부자 신원 파악을 위해 건물 내에 설치돼 있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별도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 했다.

당시 동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들은 종종 간식을 놓고 가는 주민들 중 한 명인 것으로 짐작, 종이봉투를 발견한 뒤 그 안을 살펴봤는데, 5만원짜리 현금이 다발째로 나오자 곧바로 이를 시청 돌봄정책과에 보고했다.

시는 해당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성금이 취약계층에 쓰일 수 있도록 이를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