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충격패' 고개 숙인 황선홍 감독 "공격 세밀함 부족,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 [SPO 현장 일문일답]
[스포티비뉴스=창원, 박대성 기자] 황선홍 감독이 U-23 아시안컵 첫 경기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홈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6일 오후 7시 50분 창원축구센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예선 1차전에서 카타르에 0-2로 졌다. 파리로 가는 첫 걸음부터 고배를 마셨다.
황선홍 감독은 카타르전 패배에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 첫 실점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격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공격지역에서 하프스페이스 공략은 전략적인 주문이었다. 풀백이 정적이라 포지션을 수정했다. 원 홀딩 미드필더로 어려움을 겪었다. 안정감을 위해 투 미드필더를 가동했다. 전반적으로 주도했지만 공격 지역에서 세밀함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부족한 점을 인정했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공격 작업을 손을 볼 참이다. 황선홍 감독은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새로운 선수가 합류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다. 단조로움을 벗어나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키르기스스탄전을 잘 생각해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U-23 아시안컵 본선을 향한 전초전이었다. U-23 아시안컵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로 상위 3팀이 올림픽에 직행하고 4위 팀은 아프리카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파리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다면,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카타르전에서 최전방을 뛰며 골망을 노릴 선수는 허율이었다. 허리에는 엄지성, 강현묵, 이진용, 전병관, 오재혁이 뛴다. 수비는 김경현, 조성권, 조위재, 이태석이고, 골키퍼 장갑은 백종범이 낀다.
한국은 후방부터 차분하게 짧은 패스로 전진했다. 카타르의 순간적인 압박에 위험지역에서 볼이 끊겼지만 곧바로 달려들어 주도권을 가져왔다. 전반 11분 이진용이 측면으로 파고 들어 카타르를 흔들었다. 카타르가 불안하게 볼을 걷어내 한국의 템포가 멈추지 않았다. 이태석이 낮고 빠른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전병관이 슈팅을 해 카타르를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14분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해 침투하던 허율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전병관이 또 한 번 발을 갖다댔지만 야속하게 골문을 벗어났다. 카타르는 분위기를 가져오려 역습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한국과 피지컬 볼 다툼에서 밀렸다. 전반 19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한국 골망을 조준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졌다.
전반 25분, 한국이 카타르 수비벽을 원투 패스로 뚫어냈다. 허율이 박스 안에서 잡아 슈팅을 했지만 카타르 골키퍼 손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엄지성의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설령 득점했더라도 무효였다. 카타르는 전반 30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백종범 골키퍼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잠시 카타르가 한국 골문을 노크했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해 막아냈다. 측면 역습으로 배후 공간을 타격했는데 여의치 않자 최종 수비 라인으로 볼을 돌려 전열을 재정비했다. 한국의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생각처럼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반 38분 선제골이 카타르 발끝에서 터졌다. 알라위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볼을 받았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홍윤상과 백상훈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2분, 오재혁이 먼 거리에서 슈팅으로 만회골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측면 스피드를 살려 카타르를 흔들었다. 하지만 카타르는 몸을 던져 한국 공격 방향을 막아냈다. 후반 5분 엄지성이 안쪽으로 파고 들며 볼을 잡았지만 골키퍼 손에 걸려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진 못했다. 카타르는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이후 차분하게 역습을 풀어갔고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다. 후반 9분에도 위협적인 헤더로 한국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카타르는 마흐디 살렘 알메자바, 나빌 이르판을 넣어 피치 위 흐름을 달리했다. 이들은 선제골 분위기를 발판 삼아 전반보다 여유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차분하게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한국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고 틈이 생기면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한국은 카타르 하프스페이스와 측면을 노렸지만, 카타르 두 줄 수비는 생각보다 빡빡했다. 허율, 엄지성이 패스와 침투로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5분 해외파 이현주로 변주를 노렸다. 공격에 더 무게를 실어 동점골을 넣으려는 계산이었다. 카타르는 한국의 공격을 막아낸 뒤 개인 능력을 활용해 한국 밸런스를 흔들었다.
카타르는 알라위를 활용해 한국을 위협했다. 한국이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슈팅 타이밍을 잡아 추가골을 조준했다. 결국 한국은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23분 측면에서 스로인을 줬는데 공격수 타힘 만수르의 백헤더 슈팅이 그물망을 통과했다. 백종범 골키퍼는 키를 넘긴 슈팅에 망연자실하며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카타르에게 공간을 많이 내주며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다. 두 골을 앞선 카타르는 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 34분 엄지성이 측면에서 컷백을 받아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허율에게 전달된 크로스도 이렇다 할 방점을 찍지 못했다. 왼쪽, 오른쪽 방향 전환으로 카타르 골키퍼를 뚫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국은 어떻게든 만회골을 넣어야 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피지컬을 활용해 밀어 붙여봤지만 리드를 잡은 카타르 수비는 단단했다. 창원에 모인 4천여명 관중들은 "힘을 내라 한국"을 외치며 황선홍호의 반등을 염원했다.
카타르는 센터서클부터 부드럽게 볼을 운반하며 한국 수비 블럭을 뚫어냈다. 한국보다 볼 점유율은 낮았지만 유효슈팅을 꾸준히 만들어내면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측면과 미드필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엄지성을 효과적으로 막으며 한국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후반 40분 박창우가 아크로바틱한 슈팅으로 카타르 골망을 노렸지만 골키퍼 손가락 끝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황선홍 감독은 막판까지 교체 카드를 활용해 분위기 반전에 총력을 다했다. 코너킥 또는 얼리 크로스로 연달아 카타르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지만 밀집 수비를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 선수들은 몸을 던져 카타르 공격을 막고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부터 카타르를 두드렸던 허율의 헤더 슈팅도 야속하게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한국은 라인을 많이 올렸고 최대한 빨리 박스 안에 볼을 투입했지만 카타르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파이브백에 가까운 대형을 유지하며 한국 공격을 계속 꽁꽁 묶었다. 한국의 회심의 슈팅은 계속 골망을 빗겨나갔고 만회골을 넣지 못하며 첫 경기 쓰린 패배를 당했다.
황선홍 감독 카타르전 일문일답
경기 총평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 첫 실점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격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전반 중반까진 하프스페이스 공략을 했다. 실점 이후에 어떤 팀 토크를 했나?
"공격지역에서 하프스페이스 공략은 전략적인 주문이었다. 풀백이 정적이라 포지션을 수정했다. 원 홀딩 미드필더로 어려움을 겪었다. 안정감을 위해 투 미드필더를 가동했다. 전반적으로 주도했지만 공격 지역에서 세밀함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서 어떤 경기를 강조하고 싶은가?
"압박을 할 수 있는 타이밍과 상황적으로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아쉬워야 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승리가 필요하다. 공격을 주문해서 경기를 주문해야 한다. 단조로움에서 벗어나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표팀 두 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집중력은?
"이것은 핑계가 될 수 없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홈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했는데 감독으로서 죄송하다. 이 경기로 끝난 게 아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빨리 추스리고 냉정하게 다음 경기를 집중해야 하지 않나."
두 번째 실점에서 골키퍼 실책은 어떤가?
"아직 따로 이야기는 안 했다. 라인업은 구상이 된 상태다. 우리의 계획대로 갈 것이다. 결정적인 미스라고 생각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용기를 잃지 말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모든 건 감독의 문제다."
단조로운 패턴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새로운 선수가 합류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다. 단조로움을 벗어나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키르기스스탄전을 잘 생각해서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2024 AFC U-23 아시안컵' 예선 일정
9/6 vs 카타르
9/9 vs 키르기스스탄
9/12 vs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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