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 틀 안에서… 까다롭지만 ‘버리는 문제’ 없었다 [9월 모의평가]

김유나 2023. 9. 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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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 문항 분석
만점자 표준점수 2022년 수능보다
국어 9점 오르고 수학 1점 하락 예상
교육과정 밖 출제 ‘킬러 문항’ 없어
고난도 문항으로 시험 변별력 확보
국어 지문에 충분한 정보 제공하고
수학 종합적 해석보다 각 분야 집중
학원가 “만점·동점자 크게 늘 수도”
6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의 만점자 표준점수(표준점수 최고점)가 국어 143점, 수학 144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국어는 9점 오르고 수학은 1점 내린 수치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을 100점으로 했을 때 수험생이 획득한 원점수의 위치로,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 이상이면 ‘불시험’, 135점 이하면 ‘물시험’으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모평 국어와 수학은 비교적 적정 수준의 난이도였다는 평가다. 정부는 그간 ‘킬러문항 없이 어떻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9월 모평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 왔는데, 실제 이날 시험은 눈에 띄는 킬러문항은 없고 변별력 확보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중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배부받은 문제지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뉴시스
◆EBS·입시업체 모두 “킬러문항 없다”

이번 9월 모평의 최대 관심사는 킬러문항 출제 여부였다. 앞서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으로 정의했지만, 정의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킬러문항을 없앤다는 것은 초고난도 문제가 사라진다는 의미인 만큼, 킬러문항 배제는 ‘쉬운 수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제경향 브리핑에 나선 EBS 강사들은 “9월 모평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킬러문항은 없었다”면서도 “고난도 문항으로 변별력은 확보된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수험생이 손도 못 댈 정도로 어렵게 꼬아서 낸 문제는 없고, 고난도 문항도 EBS 연계 등으로 수험생들에게는 아주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EBS 브리핑 자료를 통해 영역별 고난도 문항이 어떻게 공교육 교육과정과 연계됐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 지문이 나온 국어 11번(독서)은 까다로운 문항으로 꼽혔지만, EBS 수능교재 연계 지문으로 수험생들이 친숙하게 느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BS는 “지문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 지문 독해만으로도 문항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독서 과목의 성취기준’ 등 해당 문제와 관련 있는 교육과정 내용을 제시했다.
수학 강사인 심주석 교사(인천 하늘고)는 “지난해 수능 미적분 30번 문제는 지수함수에 삼각함수를 합성시켜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했다. 교과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해결할 수 있던 것”이라며 “반면 이번 모평 30번은 미분법 2단원에 집중된 문제라 상대적으로 국소적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어서 변별력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22번과 30번 문제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미리 포기하는 학생도 많았는데 이번 모평의 고난도 문제들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문항은 아니다”라며 “예전처럼 다수의 학생이 ‘버리는’ 문제들이 없다는 것이 차이”라고 덧붙였다.
6일 서울 목동 종로학원에서 강사진이 9월 평가원 수능모의고사 분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상위권 변별력 확보… 최상위권은 우려

또 다른 숙제였던 변별력도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초고난도 문제가 사라져 최상위권의 변별력 확보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수학의 경우 중상위권 변별력은 유지됐다”면서도 “표본조사 결과 6월 모평 대비 수학 미적분은 원점수 기준 4.4점, 기하 5.2점, 확률과통계는 3점 상승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최상위권 타깃의 고난도 문제가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고 최상위권 만점자, 동점자가 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가스터디도 “수학 공통과목은 기존에 출제됐던 문항 번호와 유형에 변화가 있어 기존시험에 익숙한 수험생들이 다소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4점 문항 난도가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교육 당국은 이번 시험이 “6월 모평, 전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지난 6월 모평 이후 킬러문항 배제 방침 발표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킬러문항 배제가 수능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나·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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