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에 경고 날린 尹…"미국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다"

[the300](종합2)

[자카르타=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9.0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북한과의 군사협력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경고를 날렸다. 대통령실은 실제 회담이 이뤄질 경우 한미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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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대한민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 매우 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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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6일 저녁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7일 예정된) 동아시아정상회의 등 계기마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결된 대응에 필요성을 촉구할 것"이라며 "특히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주요 회원국이 유엔이 가장 엄정하게 제재하고 있는 대상(북한)과 군사기술 협력, 무기거래를 한다면 글로벌 평화에 대한 도전이자 대한민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즉각 중단" 발언을 한 이후 대통령실 차원에서 거듭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다자회의에서 북한 핵문제에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참석자들에게 북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탈취와 노동자 해외송출 차단에도 적극 참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을 갖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 회담 가능성에 대해 "말 할게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2023.9.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의 강경한 메시지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급박하게 돌아가는 동북아 정세가 반영됐다. 외신 등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총비서가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10일부터 13일까지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해주는 대신 북한이 필요한 군사위성, 핵잠수함 기술과 식량 지원 약속 등을 받아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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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러시아-'핵위협' 북한, 손잡는다?…"국제 합의 일거에 거스르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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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범에 의한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파괴하고 있는 러시아가 핵 위협을 날로 노골화하고 있는 북한과 직접적인 군사 거래를 본격화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두 나라 중 한 나라(러시아)는 다섯 개(안보리 상임이사국)중 하나인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해 비토권을 갖고 가장 중요할 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는 나라고 다른 한 나라(북한)는 20여년 동안 유엔 안보리가 가장 엄중하게 보고 가장 혹독한 결의안을 시행하고 있는 당사자"라며 "이 두 나라가 만나서 협력하는 것이 아이러니다. 대한민국의 안보에 위해를 가할뿐 아니라 국제 안보의 레짐(체제), 규약과 합의사항을 일거에 모두 거스르는 행동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캠프 데이비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08.19.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백악관의 인식과도 흐름을 같이 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을 겨냥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활용할 무기를 제공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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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회담 성사되면, 한미 공동대응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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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북러 정상회담이 자행된다면 한미 혹은 한미일 차원의 공동 대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해서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꽤 선제적으로 오랫동안 유심히 말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함께 각종 정보자산 등을 활용해 김 총비서의 방러 회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왔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둘(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서 무엇을 주고받기 위해서 얘기하는 지는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와 여러 가지 전쟁물자, 그리고 공격용 무기, 군사기술을 놓고 협의하고있다는 것을 주의깊게 관찰 중이다. 어떤 행동을 할지는 실제 (회담이) 이행될 경우에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현재로서는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 간에 물밑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장 계획하고 있는 방러 문제를 말리기 위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아세안 차원에서도 북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공고하게 연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나라마다 분위기 차이는 있지만 비교적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그런 나라들이 북한 문제에 확고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박종진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