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 켈리, 삼중고 이겨내고 부활했지만..끝내 웃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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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예수'가 수원에서 부활했다.
LG 트윈스는 9월 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패했다.
비록 LG는 패했지만 '잠실 예수' 에이스 켈리는 빛났다.
선발등판한 켈리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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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경기)=뉴스엔 안형준 기자]
'잠실 예수'가 수원에서 부활했다.
LG 트윈스는 9월 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LG는 9회에만 4점을 허용하며 3-4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LG는 패했지만 '잠실 예수' 에이스 켈리는 빛났다. 선발등판한 켈리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무실점 경기가 단 한 번(8/24 잠실 롯데전 6이닝 무실점) 뿐이었던 켈리는 시즌 최고투를 펼쳤다.
켈리는 이날 7이닝 동안 KT 타선에 안타를 두 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2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피안타는 켈리의 올시즌 한 경기 최소 피안타 기록. 8탈삼진 역시 올시즌 한 경기 최다였다.
이날 경기에서 켈리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LG는 전날 3회 종료 후 쏟아진 폭우로 4회부터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고 6명의 불펜투수를 쏟아붓는 총력전 끝에 승리했다. 똑같이 불펜 총력전을 펼치고 패한 KT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화요일부터 불펜을 쏟아부은 만큼 켈리가 긴 이닝을 소화해줄 필요가 있었다.
KT는 이날 'LG전 최종병기'인 벤자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한 벤자민은 LG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시즌 KT전 5패 중 4패를 벤자민에게 당했다"고 답답함을 숨기지 않은 상대였다. 현 시점에서 KT는 LG의 한국시리즈 상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 LG 입장에서는 '벤자민은 절대 못 이긴다'는 공포증을 반드시 털어낼 필요가 있었다.
'긴 이닝 소화'와 '벤자민과 맞대결 승리'라는 두 가지 과제를 떠안은 켈리. 하지만 어려움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켈리는 올시즌 KT를 상대로 두 번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올시즌 9개 구단 중 가장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팀이 바로 KT였다. 또 수원에서 치른 시즌 개막전에서 벤자민과 맞대결을 펼쳐 5.1이닝 6실점으로 붕괴하며 패한 기억도 있었다.
중책을 맡은 켈리는 에이스다운 완벽투를 펼쳤다. 4번이나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운이 따랐지만 위기 관리 능력도 좋았다. 1회 1사 2루 위기에서 KT가 자랑하는 알포드-박병호 중심타선을 막아냈고 3회에는 1사 3루 위기에서 야수 정면 땅볼 타구를 이끌어내 실점하지 않았다. 7회 2사 1,2루 위기에서도 범타를 유도해냈다. 최고 시속 151km의 직구는 묵직했고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까지 변화구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시즌 최고 호투를 펼친 켈리는 이날 해내야 할 모든 것을 해냈다.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 부담을 줄였고 벤자민과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으며 KT전 부진도 씻어냈다. 삼중고를 이겨낸 켈리는 에이스의 자격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9회 3-0 리드를 안고 등판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4실점으로 무너지며 켈리의 시즌 9승도, LG의 팀 승리도 모두 사라졌다.(사진=켈리/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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