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붕괴 5개월, ‘안전’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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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 내린 시민들이 차로에 보행로로 만들어 임시 개통한 다리 위를 바삐 건넜다.
종종걸음으로 불안하게 정자교를 건넌 이예림(16·중3)양은 "누구라도 좀 나와서 안전하게 다리를 건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 관계자는 "정자교 사고 현장 등에 대해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더 강구하겠다"며 "아직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추가로 교통이 통제되는 다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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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농구장선 공놀이 ‘위험천만’
탄천 주요다리 차로 축소·통제…“교통 지옥”
전철에서 내린 시민들이 차로에 보행로로 만들어 임시 개통한 다리 위를 바삐 건넜다. 온전히 사람만 다니라고 만들어 놓은 임시 보행로였지만, 귀가하는 시민들 사이를 비집고 배달 오토바이와 킥보드도 곡예운전을 했다.
바닥으로 추락한 콘크리트 잔해물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하천 둔치 농구장에서 공놀이하는 학생 3~4명의 모습은 위험천만하게만 보였다. 철근과 콘크리트 절단면이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쏟아질 것 같은 현장 주변에는 제대로 된 가림막도 없었다. 쇠파이프를 얼기설기 엮은 펜스 위에 친 안전망은 구멍이 뚫린 채 방치돼 있었고,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펼침막은 여기저기 흉하게 찢겨 있었다. 5개월 전 멀쩡했던 다리가 무너지면서 2명의 사상자가 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의 지난 5일 오후 6시께 풍경이다.
산책을 나온 송아무개(65·분당구 정자동)씨는 “무슨 전쟁터도 아니고 이거 참~”이라며 혀를 찼다. 종종걸음으로 불안하게 정자교를 건넌 이예림(16·중3)양은 “누구라도 좀 나와서 안전하게 다리를 건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4월5일 정자교 붕괴 사고 뒤 ‘천당 아래 분당’이라던 이 지역 도로는 ‘교통지옥’으로 변했다. 탄천을 가로지르는 18개 다리 상당수의 보도 부분이 통제되면서 기존 차로를 좁혀 보행로를 냈기 때문이다. 평균 왕복 6~8차로였던 다리는 4~6차로로 감소돼 출퇴근 시간마다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는다.
지난달 14일부터는 붕괴된 정자교뿐 아니라 인근 수내교도 통행이 완전히 금지됐다. 1993년 준공된 수내교는 긴급 정밀안전진단에서 심각한 결함이 확인되면서 보강이나 개축이 필요한 불량(E) 등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탄천 주요 다리의 차로 축소와 통제가 이어지면서 분당에서 판교나들목(IC)을 이용해 경부고속도로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차들과, 분당~내곡·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를 타려는 차들은 심각한 교통체증을 감내하고 있다. 양재로 출퇴근하는 이준태(56·분당구 수내동)씨는 “집에서 판교나들목까지 15분 정도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40분을 훌쩍 넘기기 일쑤”라고 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교통체증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수내교를 제외한 탄천 다리 17개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9월 말까지 차례대로 나오는데, 결과에 따라 통제나 통행 재개 조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자교를 포함한 탄천 다리 보도부 재시공도 내년 상반기나 돼야 끝난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 관계자는 “정자교 사고 현장 등에 대해 시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더 강구하겠다”며 “아직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추가로 교통이 통제되는 다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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